11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 1만8810대…전년비 31% 감소
獨·日 브랜드 모두 판매 부진…"팔고 싶어도 못팔아"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문제가 지속되면서 국내 수입차 판매도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차 브랜드는 물론 렉서스, 토요타 등 일본차 브랜드도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는 1만8810대로 전년 동월 대비 31.4% 감소했다. 전월 대비로는 0.2% 소폭 늘었다.
1~11월 누계 판매량은 25만2242대로 전년 동기 24만3440대 보다 3.6% 증가했다. 수입차 판매 감소가 지속되는 한 올해 연간 판매량이 지난해 보다 뒤쳐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브랜드별로 보면, 지난달에는 BMW 코리아가 4171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를 누르고 2개월 연속 1위에 올랐다.
5시리즈와 3시리즈가 11월 판매를 견인했다. 11월 520과 320 판매대수는 473대, 428대로 나란히 베스트셀링카 5위와 6위에 올랐다.
BMW 코리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지속되고 있지만 독일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달 판매량이 3545대로 전년 동기 대비 50.7%나 급감했다.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난 여파를 벤츠도 피해가지 못했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지속되는 판매 감소는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인한 물량 공급 부족이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모두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쌍용차·한국GM·르노삼성 등 국내 중견 완성차 3사 11월 평균 판매량(5025대)을 밑돌았다. 전체 성적은 현대차, 기아, 쌍용차, 르노삼성에 이어 BMW, 메르세데스-벤츠 순이었다.
수입차 3위를 기록한 아우디 코리아는 전년 동월 보다 7.7% 감소한 2682대에 그쳤다. 한국GM 판매량(2617대) 보다는 65대 상회했다. A6 45 TFSI와 A6 45 TFSI 콰트로가 지난달에만 521대, 400대 팔리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볼보는 폭스바겐을 누르고 11월 판매량 4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판매량은 1317대로 전년 동월 보다 3.9% 늘었다.XC40 B4 AWD가 497대 팔리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폭스바겐 코리아의 경우 제타 1.4 TSI 선전에도 불구하고 11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6.0% 급감한 910대에 그쳤다.
독일차 뿐 아니라 일본차의 타격도 지속되고 있다. 렉서스 코리아는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세단 신형 ES 300h가 698대 팔리며 수입 베스트셀링카 1위를 차지했지만, 브랜드 전체 판매량은 866대에 머물면서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했다. 토요타 코리아 역시 3.7% 적은 600대에 머물렀다.
반면 혼다는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7.2% 증가한 484대를 기록하며 대조를 보였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수입차 브랜드들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연말 30만대 달성은 사실상 무산됐다.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각 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입차 연간 판매량이 처음으로 3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국내 완성차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여전히 반도체 공급 부족에 시달리면서, 수입차 판매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수입차 공급 부족으로 인한 판매 감소로 독일차 점유율은 지난해 보다 감소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1~11월 점유율은 27.51%로 전년 동기 보다 0.15%p 하락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도 각각 0.78%p 줄어든 8.42%, 5.33%를 나타냈다. BMW의 1~11월 점유율만 전년 동기 대비 2.73%p 상승한 24.36%로 집계됐다.
반면 렉서스의 점유율은 3.57%로 전년 동기 대비 0.46%p 소폭 늘었고, 토요타도 0.11%p 증가한 2.35%로 올라서며 대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