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07조 원 예산안 잠정합의했으나
경항모 예산 반영 놓고 이견 못 좁혀
2일 중 합의되면 바로 본회의 처리
소상공인 보상 30만 원 이상 하기로
여야가 총 607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잠정 합의했으나, 경항모 예산 반영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최종 합의는 불발됐다. 여야는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2일 중으로 최종 담판에 나선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는 1일 심야 회동 결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이 경항모 예산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당혹스럽다"며 "야당은 이 정부에서는 경항모 도입이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예결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경항모 사업은 수십 조원에 달할 정도로 막대한 규모로 이뤄지는 대규모 사업인데 '알박기' 식으로 (소액을 일단) 내년 예산에 담겠다는 것"이라며 "해당 상임위인 국방위에서 삭감돼서 예결위로 넘어왔는데 여기서 뒤집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최종 합의가 불발됨에 따라 여야 원내지도부는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2일 오전 중으로 회동을 재개해 남은 쟁점인 경항모 예산 반영과 지역화폐 발행 규모 등을 둘러싸고 다시 한 번 조율을 시도할 예정이다. 조율이 이뤄지면 기재부의 실무 작업을 거쳐야 해서,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심야나 3일 새벽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여야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604조 원에서 3조 원 가량이 순증된 총 607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는데에는 잠정 합의를 이룬 상황이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은 이날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나 의견을 교환한 끝에 이같은 합의를 이뤘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수석은 합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로 인해 경영 애로를 겪는 소상공인을 위한 세정 지원 효과를 고려해 세입예산은 4조 원 이상 증액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재정지출 우선순위 조정을 통해 세출예산은 5조 원 이상 감액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세입예산 변동에 따라 법상 의무 반영하는 2조 원대의 교부세와 국채 발행 축소분을 제외한 나머지 재원은 소상공인 손실보상, 비대상 업종에 대한 저리 금융 지원, 방역 상황을 고려한 방역 의료 예산 보강, 농어민 보육 취약 계층 등 민생 현안 지원에 우선 활용하기로 여야 간에 의견을 모았다"고 부연했다.
구체적인 증액 소요는 여야 간사 간의 추가 협의를 통해 확정하되, 소상공인 손실보상은 30만 원 이상으로 하자는데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야 간의 쟁점이었던 경항모 예산 반영과 지역화폐 발행 규모는 여야 예결위 간사 간의 추가 협의 사항으로 넘겼던 것인데 여기에서 탈이 난 것이다. 경항모 예산 반영 뿐만 아니라 지역화폐 발행 규모도 민주당은 21조 원 이상 규모의 발행을 요구하고 있어, 이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문제를 놓고 이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중에 진행될 최종 담판에서 결론이 날 경우,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중으로 본회의를 소집해 예산안과 17개 세입예산 부수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자정 전에 본회의에서 의결이 이뤄지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법정시한(12월 2일) 내에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