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말만 할 때 한은은 행동"
"이 총재 '마지막 경고' 신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한 한국은행을 참고해야 한다는 외신 평가가 나왔다.
29일 블룸버그 출신 윌리엄 페섹 칼럼니스트는 지난 26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게재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한국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페색은 칼럼에서 “한은이 지난 8월 이후 두 번째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연준이 말만 하고 있을 때, 한은은 행동을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25%p 올린 1.00%로 결정했다. 지난 8월 0.50%에서 0.25%포인트를 올린 지 3개월여 만이다.
페섹은 자산 버블과 인플레이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파월 의장이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의 방식을 취하는 동안 이 총재가 이끄는 한은은 폴 볼커 시대 연준 방식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폴 볼커가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불리는 반면, 그린스펀은 상대적으로 비둘기파(통화완화 옹호)로 불린다.
그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긴축 행보가 1990년 중반 이전의 중앙은행장들이 환영받는 대신 매도당한 이유를 떠올리게 한다고 밝혔다. 볼커 전 의장은 고금리 정책으로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다.
페섹은 “그린스펀 전 의장은 1995년 록스타 대접을 받았고 미국 의회는 감세 정책 등을 취했다”면서 “하지만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이후 미국 정부는 한 사람에게 경제 정책을 위임한 것이 바람직하지 않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준은 그린스펀 시대에 가깝게 돌아갔다”며 “파월 의장이 초반에는 재닛 옐런 전임 의장을 따라 긴축 기조를 유지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고’ 협박 트윗을 올린 뒤 기준금리를 낮췄다”고 지적했다.
페섹은 “한은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한국은 미국처럼 인플레이션 문제에 직면한 것은 아니지만 이 총재는 한국 정치권과 경제인들에게 ‘마지막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결국 중앙은행의 일은 ‘파티가 진행 중일 때 펀치볼을 제거하는 일’이라는 것이다”고 했다.
이어 “이 총재의 또 다른 현안은 심각한 가계부채와 금융 불균형인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경고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