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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카오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둔화…"하향 안정세 멀었다"


입력 2021.11.29 06:06 수정 2021.11.29 10:00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서울·수도권 가격 상승폭 축소, 매수심리도 단기간 '뚝'

유동성 옥죄 집값 안정세 힘 싣는 정부

"공급부족 지속, 규제만으로 하락전환 쉽지 않아"

"똘똘한 한 채…서울·강남권 수요 쏠림 우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지속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 매수심리도 단기간 얼어붙은 모습이다.ⓒ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지속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 매수심리도 단기간 얼어붙은 모습이다. 정부는 이를 기반으로 집값이 하향 안정세 길목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지만, 전문가들은 유동성을 옥죈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속단하기 이르다는 진단이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11%로 일주일 전 대비 0.02%포인트 감소했다. 5주 연속 상승폭이 줄고 있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확장하면 이 같은 움직임은 더 뚜렷하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일주일 전 대비 0.03%포인트 감소한 0.18%로 10주째 오름세가 둔화됐다. 경기는 일주일 전과 비교해 0.03%포인트 감소한 0.21%, 인천은 0.04%포인트 위축된 0.25%로 각각 집계됐다.


매수심리도 위축됐다. 지난 22일 기준 서울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일주일 전과 비교해 0.1포인트 떨어져 98.6을 기록했다. 2주 연속 하락세다.


매매수급지수는 통상 기준선인 100을 넘어서면 공급 대비 수요가 많아 매수심리가 강하다고 판단한다. 서울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이처럼 2주 연속 100을 넘지 못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이 기간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6에서 100.0으로 0.6포인트 하락해 기준선에 더 다가섰다.


정부는 이 같은 지표를 근거로 또다시 '집값 고점론'에 힘을 싣고 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집값이 확실히 조정국면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최근 매물은 늘고 매수심리는 둔화하고 있다"며 "그간 부동산 가격 상승을 견인하던 불안한 심리에 상당한 변화가 보인다"고 발언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다음 정부에 부동산문제의 어려움이 넘어가지 않도록 남은 임기 내 현재의 시장 분위기를 굳혀 집값이 하향 안정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낙관하기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과 단기간 급등한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 최근 종합부동산세 부담까지 맞물리면서 일시적으로 시장 분위기가 사그라진 거란 분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아파트값이 기준시점에서 마이너스 값으로 전환한 게 아니라 10억원에서 11억원으로 오르던 집값이 10억5000만원까지만 올랐다는 것"이라며 "아파트값이 하향 안정세로 접어든 게 아니라 상승폭이 둔화됐다는 걸 착각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또 "내년 3월 대선 결과에 따라 규제에 의한 하락 안정 가능성이 있고, 규제 완화 및 시장 활성화 정책에 따른 일시적 상승을 점쳐볼 수 있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규제 강화로 집값을 잡으면 향후 더 큰 가격 상승폭을 더 키울 수 있어 규제를 완화하는 게 시장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요는 억눌리는 데 반해 공급이 제자리걸음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똘똘한 한 채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도 집값 하방압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란 견해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유동성을 옥죄는 정책의 효과가 작동한 것일 뿐, 구조적으로 해결된 게 아무것도 없다"며 "집값이 비싸 내 집 마련을 포기하기엔 전월세가 불안하고, 공급이 부족해 청약경쟁도 치열하다. 미분양도 많은 것이 아니고 정치적인 이슈도 있어 추세적인 하락을 전망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똘똘한 한 채 트랜드가 바뀌지 않으면 생각보다 집값 하락 전환이 쉽지 않다. 거래 회전이 안 되고 서울 집값이 과하게 오를 수 있다"며 "보유 자산을 정리하고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면 똘똘함의 대명사인 서울, 기왕이면 강남으로 수요가 집중, 오히려 가격 상승세가 더 견고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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