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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금융, 대출규제 '반사이익'…길 잃은 소비자 몰린다


입력 2021.11.17 06:00 수정 2021.11.16 11:19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신협·새마을금고 대출액 35조·62조 돌파

증가율 1.5% 불과, 제한 4% 대비 여력 충분

"한도·금리 영향에 실수요자 몰릴 수 있어"

농협단위조합, 새마을금고, 신협 등 상호금융권 대출잔액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소재 MG새마을금고중앙회 본사 전경(왼쪽)과 대전 한밭대로 소재 신용협동조합 본사 전경 ⓒ각사

농협, 신협,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상호금융권이 때 아닌 영업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가계대출을 규제하면서 수요자의 발길이 상호금융을 향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상호금융이 포함된 2금융권을 향한 당국의 대출규제가 아직 헐거운데다, 무리한 대책으로 금리역전 현상까지 나타난 부분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1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기준 국내 비은행기관 중 상호금융(농협·수협·산림조합 등)의 가계 대출잔액은 208조140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94조5584억원 대비 7.0%(13조5820) 급증한 규모다. 같은 기간 신용협동조합의 대출잔액은 35조8억원에서 35조5612억원으로 1.6%(5604억원) 늘었다. MG새마을금고 대출잔액은 61조3943억원에서 62조3428억원으로 1.5%(9485억원) 증가했다.


상호금융권 대출이 늘어나는 건 올해 초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대출수요 때문이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영끌'이 보편화되면서 금융권에 대출 광풍이 불었던 영향이다. 아울러 변동성이 커진 증시와 가상화폐에 투자하기 위한 '빚투' 세력도 대출에 가담하면서 1,2금융권 할 것 없이 대출 규모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부터 지속 대출규모를 늘린 은행권과 달리 상호금융권의 대출잔액은 최근 들어 대출잔액을 폭발적으로 늘어난 모양새다. 실제로 올 3월 198조원에 불과했던 대출잔액은 불과 5개월 만에 208조원으로 10조원 넘게 불었다. 같은 기간 3506억원이던 신협 가계대출도 5개월 만에 5000억원 늘어났다.


ⓒ데일리안

최근 들어 대출수요가 상호금융권에 몰린 이유는 한도와 금리 때문이다. 우선 금융당국은 연초부터 은행권에 지난해 말 대비 가계대출 증가폭을 6% 내로 맞출 것을 주문했지만 대부분의 은행이 제한선을 넘은 만큼 한도를 줄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반면, 상호금융권은 상대적 여유가 있다. 금융당국이 상호금융권에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폭은 4.1%다. 올해 1~8월 기준 신협(1.6%)과 새마을금고(1.5%) 모두 대출 여력이 충분히 남은 상황이다. 시중은행 대비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예·적금 등 수신잔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자금상황도 여유있는 편이다. 실제로 올해 9월말 신협과 새마을금고의 수신 잔액은 각각 107조6530억원, 205조3866억원으로 전년 동기 97조7571억원과 182조2155억원 대비 3조·7조원씩 급증했다.


금리 역시 강점이다. 상호금융권은 은행과 달리 각 조합별 금리가 달라 조합에 따라 잘 찾으면 저금리 대출도 가능하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은행 일반신용대출 기준 1~2등급 가계대출 금리는 최고 5.58%를 기록했다. 하지만 서울시내 한 신협은 일반신용대출 고정금리로 2% 후반대를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말 새마을금고 서울 교남동 지점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평균 연 3.39%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이 필요한 사람이 한 번에 더 많은 돈을 받으면서도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리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상호금융권에 대한 규제적용도 내년으로 미뤄져 비교적 느슨한 규제 상황에서 높은 한도를 필요로 하는 실수요자가 연말까지 끊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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