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플레이오프 2차전서 3.2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
정규시즌 부진 딛고 중간 계투로 준플레이오프부터 맹활약
두산 베어스의 불펜 투수 이영하가 정규시즌 부진을 만회하는 호투로 팀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두산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 2차전서 타선이 폭발하며 11-3으로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2연승으로 삼성을 따돌리고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두산은 오는 14일부터 kt와 7전 4승제의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특히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KBO리그 최초의 팀이 됐다. 이번 포스트시즌에 2명의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가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팀 상황을 고려하면 기적과도 같은 결과다.
자칫 투수진이 붕괴될 뻔한 위기서 두산은 이영하가 구세주로 떠올랐다. 이날 팀의 세 번째 투수로 3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이영하는 3.2이닝 동안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은 5-0으로 앞서 나간 3회부터 선발 투수 김민규가 내려가고 삼성의 왼손 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좌완 계투 최승용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최승용이 삼성의 테이블 세터 박해민과 구자욱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결국 최승용은 피렐라를 우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운 뒤 이영하로 교체됐다.
1사 1,3루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이영하는 오재일을 유격수 땅볼, 강민호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정리했다.
4회에는 2사 후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잠시 흔들리는 듯 했지만 박해민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실점 위기를 넘겼다.
5회에는 삼성이 자랑하는 중심 타자 피렐라와 오재일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기세를 올렸다. 6회 투아웃까지 잘 잡은 뒤 김지찬에 볼넷을 내줬지만 김헌곤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데에는 포스트시즌서 각성한 이영하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올 시즌 선발로 시작한 그는 정규리그서 5승 6패 평균자책점 6.29로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결국 불펜으로 강등된 이영하는 키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서 1승을 챙기긴 했지만 평균자책점이 10.80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LG와 준플레이오프서 2경기에 나와 1승 평균자책점 1.59로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운명의 3차전에서는 1이닝을 소화하고 물러난 선발 김민규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 4이닝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두산의 플레이오프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야구를 하기에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진 데에는 ‘가을 영하’의 존재감도 한몫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