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권성동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을 후보비서실장에 임명
이준석, 김종인이 '선대위 구성 전권' 요구했음을 우회적 시사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윤 후보는 경선 캠프의 좌장을 요직에 기용하며 기존 측근들을 끌고가려는 분위기인 반면,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은 '제로 베이스'에서의 선대위 구성을 요구하고 있어, 대선후보로 선출된 윤 후보가 첫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이준석 대표는 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김종인 위원장은 승리를 위해서 복잡한 '선결 조건'을 많이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후보와 김종인 위원장 사이에 의견을 조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김 전 위원장이 제시한 '선결 조건'이란 선대위 구성에 관한 전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대선후보 비서실장으로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했던 민주당 출신 전직 초선 의원을 물밑에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는 이날 경선 캠프에서 종합지원본부장을 맡았던 4선 중진 권성동 의원을 대선후보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윤 후보는 권 의원에게 선대위 구성에 관한 방안도 마련해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 전개와 관련해 김종인 전 위원장은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한 방송 대담에서 "어떤 사람이 대통령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혹시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무슨 덕을 보지 않을까' 이런 사람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모인다"며 "제대로 선별을 못하면 후보 당선에도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당선이 된다고 해도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윤석열 후보가 당심에서는 상당한 격차로 이겼지만 국민여론조사는 11%p 가까이 졌다"며 "앞으로 어떤 형태의 선대위를 구성해야할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하는데, 윤 후보가 지금의 캠프가 자기를 후보 만드는데 기여했다는 책무감에서 이 캠프를 갖고 대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선후보로 선출되자마자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긴장 관계가 형성되는 듯한 모양새에 윤 후보는 일단 선을 그었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의원총회에 데뷔한 자리에서 "광흥창팀이다, 금강팀이다, 이런 소수 체제의 대통령 선거운동이라는 것이 결국 집권 후에 소수의 측근 인사에 의한 유사 독재로 흐른다"며, 소수 측근에 의한 권력 장악은 자신이 지향하는 바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권성동 의원도 입장을 내서 "윤석열 후보의 생각은 당이 중심이 돼서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라며 "당이 중심인 만큼 당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자세를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