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K팝 열광에 4차 한류 붐…K패션·K뷰티 수요↑
이커머스 시장도 급성장…무신사·바닐라코 등 역량 집중
패션·뷰티업계가 일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 K팝, 한국 드라마 열풍이 다시 불면서 K-패션, K-뷰티 위상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일본에서도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패션·뷰티업체들의 공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지난 1월 일본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입점 브랜드의 일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직접 일본 온라인 시장에 진출하는 게 아니라 입점사 중 발전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의 물류, 영업 인프라 등을 통해 현지 진출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일본 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결제 시스템, 물류, 고객 서비스(CS) 운영에 특화된 전문 인력을 투입하며 브랜드 지원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신사는 일본 시장이 사업 운영 방식과 고객 행동 측면에서 국내 상황과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일본 마켓 트렌드와 타깃 성향을 반영, 현지 패션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겠다는 목표다.
명품 쇼핑 플랫폼 트렌비의 활약도 눈에 띈다.
트렌비는 지난 7월 일본 웹사이트 서비스를 정식 오픈한 이후 약 3개월 만에 거래액 1억원을 돌파했다.
트렌비는 글로벌 비즈니스 일본사업팀이 진행한 마켓 리서치 결과를 바탕으로 현지 특화 전략을 구축해 일본 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와 제품들을 중심으로 상품 라인업을 구성해 집중 공략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대표 배우 김희애와 김우빈을 앞세워 브랜드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일본 소비자가 중시하는 브랜드 신뢰도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패션 쇼핑앱 브랜디는 지난달 10일부터 일본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동대문 풀필먼트 인프라를 기반으로 브랜디가 발굴한 ‘헬피(HELPI)’ 시스템을 일본 시장에 그대로 이식해 동대문 K-패션의 해외 진출을 돕고 일본 판매자들의 창업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뷰티업계의 일본 열도 공략도 뜨겁다.
바닐라코는 최근 일본 유명 드럭스토어인 마츠키요코코카라&컴퍼니에 입점하며 일본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바닐라코는 베스트셀러 ‘클린 잇 제로 클렌징 밤’을 중심으로 일본 소비자를 공략하는 동시에 글로벌 케이팝 강자 세븐틴의 정한을 공식 엠버서더로 발탁해 높은 시너지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이처럼 패션·뷰티업계가 일본 시장을 주목하고 나선 이유는 지난해 말 일본에서 ‘제4차 한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 드라마와 K팝이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국산 의류,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덕분이다.
특히 중·장년층에 이어 혐한 정서 등에 영향을 덜 받는 MZ세대(1981~2000년대 초반 출생)까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한국패션(韓国ファッション)’이라는 해시태그와 올라온 게시물은 542만개에 달한다. ‘한국화장품(韓国化粧品)’ 해시태그도 11만개를 넘어섰다.
일본 내 이커머스 시장이 비교적 활성화되지 않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공략의 고삐를 죄는 이유로 꼽힌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일본의 중장년층 여성들이 한류 열풍의 중심에 서있었다면 최근에는 MZ세대들도 인스타그램뿐 아니라 틱톡, 유튜브 등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하면서 소비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업계 간의 경쟁이 한층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