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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지난해 5兆 적자 만회하는 데 1년 넘게 걸려


입력 2021.11.01 14:52 수정 2021.11.01 14:58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석유제품 수요 급감·재고평가손 등으로 작년 대규모 영업손

올해 정유·비정유 회복으로 작년 적자분 만회…업계 "상승세 지속"

국내 정유4사 로고.ⓒ각사

지난해 상반기 5조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한 국내 정유사들이 이를 극복하는 데 1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부진한 정유 사업 대신 석유화학·윤활유 등 비(非)정유 사업에서 실적을 내왔던 정유사들은 최근 정제마진 상승·석유제품 수요 증가로 전 사업 부문에서 플러스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의 올해 연결 기준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각각 1조7497억원, 8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모두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하자 정유사들은 대규모 적자를 봐야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가마저 하락하면서 재고평가손실 규모도 늘었다.


재고평가손실은 원유 구입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 차이로 얻은 손실을 말한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고유가일 때 구입한 원유 비축분의 가치가 떨어져 정유사들이 그만큼 손실을 본다.


악재에 시달린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4개사의 지난해 상반기 합산 영업적자는 5조1584억원에 달한다.


정유사들의 이익 개선은 올해 초부터 본격화됐다. 코로나 이후 포장재, 위생용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석유화학 제품 판매가 늘었고, 마진이 높은 윤활기유 판매도 개선됐다.


실제 비정유 부문(석유화학, 윤활기유) 영업이익은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늘어난 재고평가이익도 정유 사업 실적 회복에 보탬이 됐다.


그간 판매 부진으로 영업적자를 극복하기 어려웠던 에쓰오일은 올해 상반기(1~6월) 영업흑자(1조2002억원)를 내면서 작년 상반기 영업손실(1조1716억원) 규모를 상회, 누적 적자를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작년 1분기 1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올해 3분기(1~9월) 누계 영업이익은 1조7497억원으로 전년 3분기 영업적자(1조1808억원)에서 크게 회복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올해 상반기 6785억원의 영업흑자를 거두며 지난해 상반기 적자(5500억원)를 만회했다. 올해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8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손실(5147억원)과 비교해 실적 회복이 두드러졌다.


정유사 3분기 실적 추이(자료:각사)ⓒ데일리안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GS칼텍스는 올 3분기를 기점으로 지난해 누적 적자를 만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까지 1조11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GS칼텍스는 3분기 3000억원의 영업흑자만 내면 작년 3분기 영업손실(8680억원)을 만회할 수 있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약 6000억원이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의 지속되는 영업적자로 연말까지 지난해 누적 적자를 만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누계 영업손실은 2조3253억원으로 올해(1조6276억원)와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더 크다.


다만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여객 수요·겨울철 난방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정유사들의 4분기 정유 사업을 강하게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올해 7월까지 월 평균 배럴당 1~2달러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8월부터 3달러대로 올라선 후 지난달엔 7.5달러로 수직상승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의 비용을 뺀 가격으로, 통상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로 판단한다. 정제마진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4분기 정유사들의 수익도 그만큼 개선될 전망이다.


더욱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율이 높아지면서 영국, 호주, 싱가포르, 태국 등이 잇따라 국경 문을 재개방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여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은 "아시아 정제마진은 겨울철을 앞둔 재고 비축과 세계 각국의 국경 개방 및 코로나 제한조치 해제 확대에 따른 제품 수요의 견고한 증가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파라자일렌(PX)은 PX업체 생산량 조정 및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가동률 회복으로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며 "윤활기유는 원재료 강세, 비수기 영향으로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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