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둘러싼 외교전…3국 대북문제 의견 조율
北 대화재개 방안 논의에 어떤반응 보일지 주목
성김 "이번주 방한해 종전선언 계속 논의할 것"
한미일 정보기관 수장들이 19일 서울에서 만나 대북 문제 등을 논의한다.
박지원 국정원장과 방한 중인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다키자와 히로아키 일본 내각 정보관이 서울 모처에서 만난다. 이번 3자 회동은 지난 5월 일본 도쿄 회동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특히 이번 만남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을 비롯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 방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 입장에선 임기 말 대북성과로 사활을 걸고 있는 종전선언을 두고 미국과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느냐가 최대 과제다.
이날 회동에서 미국 측이 북한 문제와 함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첫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일본 등과 협력해 중국을 효과적으로 견제하는 방안을 언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본 측은 기시다 후미오 신임 총리의 취임 후 다키자와 정보관이 처음 한국을 찾은 만큼, 새로운 대북 정책 기조를 확인하고 한미일 정보협력 강화 방안 등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헤인스 국장이 서울 한 호텔에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헤인스 국장의 방한에 앞서 지난 15일에는 윌리엄 번스 CIA국장이 한국을 방문해 문 대통령을 예방하고 박 원장과 만난 바 있다.
美 설득 나서며 '베이징이벤트' 올인
성김 주말방한 "종전선언 논의 기대"
아울러 이번 한미일 정보라인 접촉과 함께 미국 워싱턴에서도 한미 북핵협상대표 협의가 이뤄지고 있어 한반도 정세에 변화의 요인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18일(현지시각)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한미 간에 한반도 종전선언 문제를 계속 논의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우리는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품고 있지 않다"며 "미국은 전제조건 없는 만남에 열려있다"고 말했다. 노덕규 본부장은 "우리의 종전선언 구상에 대한 미국 측의 이해가 깊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북한은 종전선언 논의에 앞서 대북 적대시 정책의 철회가 먼저라며 우리 정부를 거듭 압박하고 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통일의메아리'는 이날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조국통일연구원 현철 실장 명의의 글을 통해 "종전선언 문제는 선후차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종전선언에 앞서 강도적인 이중적 태도, 반(反)공화국 적대시 관점과 정책에서 우선 벗어나는 것이 순리"라고 했다.
현재 여권에선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종전선언과 남북정상회담 등 '베이징 이벤트'가 가시화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달 뒤 열리는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부와 민주당 정권의 재창출을 도우려는 북한의 이해관계가 부합하기 때문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간 종전 선언을 제안한 바 있다. 이후 우리 정부에서는 정의용 외교장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이 나서서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