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귀국 후 곧바로 검찰에 체포됐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구속영장 청구 기각 등으로 수사 난항을 겪는 검찰이 남 변호사 귀국을 계기로 돌파구를 찾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남 변호사는 18일 새벽 5시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남 변호사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신병을 확보했다.
5시 44분께 검찰 직원과 함께 입국 게이트에 모습을 드러낸 남 변호사는 대장동 의혹 관련한 취재진의 쇄도하는 질문에 "죄송하다"고 한 마디만 남긴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검찰 호송차량에 탑승했다.
남 변호사는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인물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전반을 규명하기 위해 반드시 조사가 필요한 인물로 꼽힌다.
정영학 녹취록에서 제기된 '700억 약정설'과 '350억 로비' 의혹,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논란 등에 어떤 진술을 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남 변호사가 녹취록 내용이나 '윗선 개입' 의혹 등을 뒷받침할 증거 혹은 진술을 내놓을 경우 수사 범위는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앞서 남 변호사는 이번 의혹이 확산되기 직전인 9월 중순 미국으로 출국했으며, 현지에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씨로부터 천화동인 1호의 주인이 따로 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으며, 유 전 본부장에게 400억∼700억원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50억 클럽'으로 알려진 로비 명단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저희끼리 '350억 로비 비용' 이야기를 했었는데 7명에게 50억씩 주기로 했다는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녹취록에 언급된 '350억 로비' 정황과 김씨가 천화동인 1호 절반이 '그분 것'이라고 말한 내용을 근거로 김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구속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못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검찰이 남 변호사로부터 녹취록의 신빙성을 더해줄 진술이나 물증을 확보한다면, 제동이 걸린 수사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