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컨소시엄, 토지보상 여부 관심
기은, 성남의뜰 수수료 수령도 등장
대우건설 재입찰, 대출여력 이슈도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화천대유' 논란을 방어하는 논리를 펼쳤다. 여·야 의원은 두 국책은행과의 화천대유 간 계약서를 중심으로 송곳 질문을 내놨다. 이어 구조조정과 가계대출 이라는 굵직한 이슈까지 등장하면서 두 국책은행 수장이 진땀을 빼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15일 정무위원회는 국회에서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서민금융진흥원 등 정책금융기관에 대한 국감을 실시했다. 정무위는 이동걸 산은 회장, 윤종원 기업은행장, 윤대희 신보 이사장,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화천대유, 구조조정, 가계대출 등에 대해 질의했다.
이날 정무위 국감장을 뒤흔든 건 '대장동 게이트'였다. 산업은행은 컨소시엄을 형성해 성남시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성남의뜰과 토지보상비를 놓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8892억원을 적어낸 정황이 적발됐다. 이와 관련해 윤창현·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산업은행이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차입금리를 경쟁자보다 높게 써내는 등 고의로 떨어져 '들러리'를 섰다고 주장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에 관해 "산은 컨소시엄이 탈락했다는 사실 때문에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을 말씀하셨는데 이는 산은의 신뢰에 금이 갈 수 있다"며 "산은은 대장동 사업에서 공모지침서에 따라 충실하게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성남의뜰로부터 63억원의 수수료를 받은 부분이 도마에 올랐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윤종원 행장을 향해 "기업은행이 성남의뜰로부터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수수료 총 63억5900만원을 받은 것이 맞느냐"고 질문했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이 실제 받은 내용이 맞다"며 "기업은행 보고서에는 2016년 12억6300만원, 2017년 35억5200만원, 2018년 15억4400만원의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기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은 "주주협약서에는 화천대유가 AMC(자산관리회사)로서 업무만 수행한다고 돼 있으나 실제로는 개발부지 중 A1, A2, A11, A12, B1 블록의 시행사로 참여했다"며 이면계약서가 존재 여부를 추궁했다. 하지만 윤 행장은 이면계약은 없었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산은은 구조조정에 대한 질문에도 방어진을 치기에 바빴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다른 방법이 있는가'를 묻는 박용진 더민주 의원의 질문에 "매각 가부가 결정될 때까진 거기에 매진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대안을 검토해야 하면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대우건설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재입찰 이슈로 발생한 2000억원 규모의 국고 손실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 회장은 이와 관련해 "적법한 절차로 진행했고, 최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 회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과 관련해서는 "전 세계 항공사는 통폐합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우리는 조치를 하지 못해 점점 글로벌 경쟁에서 처지는 결과를 낳지 않나 해서 답답함에 공개적으로 읍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행장은 박용진 의원의 '총량규제 때문에 대출이 막힐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중단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엇다. 그는 "추가로 대출해 줄 수 있는 여력이 몇천억원 남아있다"며 "전세대출 등 실수요와 관련해서는 금융당국과 협의하면서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 '정책금융기관으로 중도상환수수료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중도상환수수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고 답변하면서 일시 인하나 면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