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기간 겹치는 여론조사, 결과는 제각각
윤석열·홍준표 후보 점점 더 '초박빙' 양상
잇따른 악재에도 '하락' 없던 尹 지지율
이제는 '디테일'이 승부 가를 수 있다는 지적
국민의힘 주자들의 대선 경선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경선 초반 독보적으로 지지율 1위를 기록해오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각종 공세에도 꾸준히 버티고 있는 반면, 홍준표 의원 역시 급격한 상승세를 지속하며 '초박빙' 구도가 형성됐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홍준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정도까지 좁혀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양자 대결 역시 두 후보 중 누가 나가더라도 비슷한 수준의 경쟁력을 보인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전국 2027명을 대상으로 윤석열 전 총장, 이재명 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4자 가상대결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이 후보는 34.0%, 윤 전 총장은 33.7%를 기록했다.
윤 전 총장 대신 홍준표 의원을 포함한 4자 대결에서는 이 후보가 32.5%, 홍 의원이 27.2%로, 윤 전 총장의 경쟁력이 오차범위 내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
반면 같은 날 발표한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홍 의원의 경쟁력이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11~13일 전국 성인남녀 1016명을 상대로 전 전국지표조사(NBS)를 진행한 결과 가상 양자대결에서 홍 의원은 40%를 얻어 37%를 얻은 이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반면 윤 전 총장은 이 후보와 가상 양자대결에서 35%를 얻어, 39%를 얻은 이 후보에 오차범위 내에서 뒤졌다.
정치 참여 선언 전부터 '지지율 1위' 자리를 지켜온 윤 전 총장이 정치 입문 이후 안팎으로 각종 공세에 시달리면서도 지지율을 지킨 반면, 홍 의원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이같이 엇갈린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최종 후보 선출까지 남은 약 보름 안에 기존의 '대세론'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경우 특히 국민의힘 본경선에서 50% 비중으로 반영되는 당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어, '초박빙'인 여론조사와는 별개로 국민의힘 내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윤 전 총장과 관련해 지금껏 크고 작은 논란이 터졌지만 지지율에 미친 영향이 미미했던 만큼, 앞으로 어떤 이슈가 생기더라도 그의 지지율이 꺾이지는 않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최종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각종 의혹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세론을 이어가다 결국 경선에서 승리한 바 있다. 음주운전 경력 등 4번의 전과 기록이나, 욕설이 오간 가족 간 다툼에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까지 터졌지만, 오히려 지지층은 단단하게 결집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은 다르지만, 윤 전 총장 역시 정치권 데뷔 이후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의혹이 터졌고 '실언 논란' 등도 자주 이어졌다.
정치인으로 변신하고 난 뒤에는 작게는 '도리도리', '쩍벌' 등 태도로 지적을 받았고, '주 120시간 노동',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국민의힘 위장 당원' 등이 실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의 캠프는 상황을 줄곧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그를 둘러싼 이같은 공세는 '1위 후보'의 숙명일 뿐이라는 판단이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만약 홍준표 후보가 '1등'이었다면, 모든 공세가 거기에 집중됐을 것인데 지금은 어떠하냐. 여야 경쟁자들 모두가 윤석열 후보 이야기만 하지 않느냐"며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본선에 진출한다면 모두 사라질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에 대해 "윤 후보를 둘러싼 잦은 구설수가 오히려 '예방주사'가 된 게 아닌가 싶다"며 "지지율 추이를 분석해보면, 국민들이 이제는 그를 둘러싼 논란을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는 것 같다"고도 했다.
반면 '둑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관계자는 "홍준표 후보의 선전이 계속된다는 것을 가정한다면, 윤 후보의 사소한 '잦은' 실수가 결국 지지율 둑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고 본다"며 "막연히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위험 관리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