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구속영장…1천100억 배임·750억 뇌물·55억 횡령 혐의
곽상도 아들 50억원 뇌물에 포함…14일 구속 심사
구속된 유동규 재소환…700억 약정설·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집중 추궁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도 다시 소환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를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한 데 이어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미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도 다시 불러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대선 정국에서 사건에 쏠린 여론을 의식한 듯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모양새이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12일 김 씨에 대해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적용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씨를 피의자로 조사한 지 하루 만이다. 검찰은 김씨 측과 유 본부장이 사업 협약서에서 민간 투자자의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빼기로 공모해 성남시에 1천100억원대 손해를 입힌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김씨를 유 전 본부장의 업무상 배임 공범으로 영장 범죄사실에 적시했다.
검찰은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그 대가로 개발 이익의 25%를 지급하기로 약속하고, 올해 초 약속액 700억원 중 5억원을 먼저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김씨가 곽상도 의원의 아들 병채 씨에게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을 지급한 것도 뇌물로 보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한 김씨가 화천대유에서 빌린 473억원 가운데 용처가 소명되지 않은 55억원에는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전날 김 씨를 불러 제기된 여러 의혹을 조사했지만 김 씨는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14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검찰은 이와 함께 1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뇌물 혐의 등으로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인 유동규 전 본부장을 재소환했다.
앞서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김 씨가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의 절반이 '그분' 것이라고 언급한 내용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제3자가 실소유주란 의혹이 나왔다.
김 씨는 천화동인 1호 지분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한 이유에 대해 "제 입장에서는 더 이상의 구(舊) 사업자 갈등은 번지지 못하게 하려는 차원에서 그리 밝힌 것"이라고 잘라 말하고, 유 전 본부장과의 연관성에도 선을 그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상대로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따로 있는지, 대장동 개발이익의 25%인 약 700억원을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 씨에게 받기로 했는지 등 의혹에 대해 거듭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사업자 선정과 초과수익 환수 조항 삭제 등 특혜 여부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김 모씨도 추가적인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이날 다시 소환했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과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에 깊숙하게 관여한 김 씨는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나 사업자 선정과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와 관련해 윗선 지시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