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신주 대거 순매수
'KRX보험' 전월比 1.94%↑
외국인들이 코스피 폭락장에 다른 주식은 대거 던지면서 배당주에 대한 비중은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연말 배당 이익을 노리기 위한 전략이라기 보다 향후 증시 변동성을 고려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51.15p(1.76%) 상승했다. 나흘 만에 반등이다. 지수는 이달들어 3.56% 내렸다. 6일엔 2908.31로 마감가 기준 연중 최저치로 내려가기도 했다. 외국인의 '셀코리아'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145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총 상위 종목 위주로 정리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5416억원 순매도 했고, 삼성전자 우선주도 1947억원어치나 팔아치웠다. SK하이닉스(1042억원)와 삼성SDI(885억원), 기아(616억원) 등도 대거 정리했다.
반면, KB금융을 480억원 순매수 한 것을 비롯해, 신한지주(199억원), SK텔레콤(161억원), LG유플러스(140억원), 우리금융지주(130억원), 현대해상(129억원) 등 배당주는 사모았다.
배당주 선호도가 올라가며 이들 종목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도 확대되고 있다. 이날 기준 외국인보유 상위 50종목 내 동양생명(82.65%)과 한국기업평가(75.83%), 하나금융지주(68.35%), KB금융(68.23%), 한국정보통신(64.50%) 등이 대거 포진해 있다.
외국인의 매수전략은 현재까지 통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KRX보험'은 이달 들어 0.85% 올라 거래소 발행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수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한화생명, 현대해상, 동양생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상당수가 외국인의 입김이 큰 종목이다.
개별 종목으로 살펴봐도 주가흐름이 양호하다. 현대해상은 이달에만 7.66% 올랐고, 동양생명은 10.01%나 급등했다.
외국인의 배당주 선호는 국내 증시의 지속적인 변동성 확대를 예상한 선재적 움직임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헝다 파산 위기와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등 악재가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본격화 하면 배당주 선호는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물가의 완만한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금리 상승 국면에서 실적 개선이 부각될 수 있는 금융주를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상황에서 배당주는 프리미엄을 받기에상대 수익률 측면에서 이점을 누릴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성장주 다음의 투자 대상물을 찾는 과정에서 배당주가 선택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선 배당주의 이점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방어주, 배당주는 최적의 투자 대안으로 기능했으나 방어주는 가격 부담이 전가됐고 금리 상승으로 배당의 매력은 약화됐다"며 "추가적인 조정이 전개 시 낙폭과대 업종 대응에는 리오프닝, 반도체, 기계, 신재생에너지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