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지난주 4614로 전주대비 29p 하락
중국 전력난·코로나 셧다운 이슈 영향…주요 선사 운임 동결 분위기
“선박 정체 미국 서안에서 동안으로 확대…수요 늘며 운임 강세도 지속”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가 21주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 전력 부족 현상으로 물동량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과, 세계 주요 컨테이너선사들이 10월 운임 동결을 언급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연말 성수기 수요 증가와 선박 정체 지역이 확대되며 고운임 분위기는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SCFI는 4614.1로 전주 대비 29.69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5월 14일부터 20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왔으나, 21주 만에 떨어진 것이다.
운임 하락 요인에는 중국 전력부족 현상으로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며 컨테이너 물동량도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달 발생한 전력 공급 중단 사태가 이달까지 이어지자 상당수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거나 조업 시간을 크게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난과 코로나19 재확산 등에 따른 생산성 저하가 불확실성을 증가시키자, 다수의 선사들은 이달 운임 동결을 결정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 3위 프랑스 선사 CMA CGM이 내년 2월까지 비정기 단기 운송계약 운임을 올리지 않기로 하자, 세계 5위 선사 하팍로이드도 이같은 움직임에 가세했다. 향후 동참하는 선사가 증가할수록 현물 운임 상승폭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노선별로 살펴보면 지난주 미국 서안 항로 운임은 FEU(40피트 컨테이너)당 6322달러로 전주와 동일했다. 같은 기간 미동안항로는 1만1250로 전주 대비 726달러 하락했다. 유럽 운임은 TEU(20피트 컨테이너)당 7538달러로 전주 대비 13달러 떨어졌다.
다만 여전히 수요 강세가 지속되고 있고 대기 중인 화물이 많아 전반적인 고운임 추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5일 발표된 한국해양진흥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서부항만 중심으로 증가하던 대기 선박이 지난달부터는 미국 동부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서안 중 가장 많은 화물을 처리하는 LA·롱비치항 대기 선박은 지난달 기준 약 70척이며, 대기 증가세는 계속되는 상황이다. 연말 추수감사절,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성수기 등을 앞두고 수요 강세가 이어지면서다.
보고서는 “지난달부터는 선박 정체가 동부 항만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사바나 항의 지난달 대기 선박은 27척”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5월 사바나 항의 대기 선박은 5척에 불과했다.
유럽 운임도 약세로 돌아섰지만 시장 수요 강세와 선복 부족은 연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머스크를 포함한 주요 선사들이 현재 극심한 스케줄 지연 문제를 겪고 있다. 특히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탈퇴 여파로 동유럽계 운송인력 이탈이 급증, 내륙운송에 차질 발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 증권업계에서도 고운임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나민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으로 3~4분기는 컨테이너 물동량이 증가하는 시기”라며 “공급측면에서 미국 서부항만 병목현상 때문에 컨테이너박스 회전율이 낮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나이키, 코스트코 실적발표에서 화물차, 컨테이너선 부족으로 전반적인 재고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병목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