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공매도 재개 이후 코스피 193조
올해 5월 부분적 공매도 재개 이후 외국인의 국내 증시 공매도 상위 50개 종목의 공매도 규모가 23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틱룰 예외 외국인 거래액 규모도 약 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재호 의원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월 3일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종목에 대한 부분 공매도 재개 이후 9월 중순까지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한 상위 50개 종목의 거래액수가 코스피는 193조7760억원, 코스닥은 39조4180억원으로 파악됐다.
코스피 종목 중 외국인이 가장 많이 공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공매 규모는 39조 3360억원에 달했다. 이어 SK하이닉스가 약 13조4690억원, 카카오가 10조6040억원, LG화학이 10조1780억원 등이었다. 이들 4개 종목에서 10조원이 넘는 외국인 공매도가 발생한 것이다.
코스닥의 경우 에코프로비엠이 2조3230억원으로 최대였고 카카오게임즈가 2조1340억원, 에이치엘비가 1조886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이 업틱룰 예외로 공매도를 한 규모는 56개 종목에서 796억48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틱룰은 공매도 시 직전 거래가격보다 더 낮게 호가를 내지 못하는 제도다. 주가를 떨어뜨리면서 주식을 팔 수 없도록 제한함으로써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과 시장 교란을 막기 위한 의도로 도입됐다.
올해 5월 공매도 재개 이후 9월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상위 50개 종목 중 총 8개 종목에서 724억18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업틱룰 예외로 공매도했다. 삼성전자의 업틱룰 예외 공매도 액수가 378억6600만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이어 포스코에서 183억원, LG디스플레이에서 128억원이나 업틱룰 제한을 어긴 채 공매도가 이뤄졌다.
코스닥에선 외국인 공매도 상위 50개 종목 중 96%에 해당하는 48개 종목에서 업틱룰 예외 공매도가 발생했다. 거래주수로는 약 15만주, 거래 액수로는 72억3000만원 수준이었다.
업틱룰은 주식이나 지수차익거래를 남기거나, 가격변동에 따른 위험 상황을 사전적으로 회피하기 위해 헤지거래를 하는 목적으로 매도를 감행하는 경우 등 현재 7개 예외조건이 있다. 당초 12개였던 업틱룰 예외조항은 지난 3월 금융위원회가 7개로 축소했다.
업틱룰 예외조항이 사실상 매도자의 차익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로 작용해 업틱룰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게 송재호 의원의 지적이다.
송 의원은 “공매도 제도는 기관과 외국인에게 유리하고 개인투자자에겐 매우 불리한 형태여서 현행을 유지한 공매도 재개에 대한 우려가 깊었다”며 “올해 5월 부분 공매도 재개 이후 9월까지 상위 50개 종목으로만 놓고 봐도 외국인들이 월평균 약 50조원 이상의 금액을 공매도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작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공매도가 적정한 주가 산정의 제어 도구로 쓰이는 것인지, 아니면 외국인의 차익 추구 수단으로만 쓰이는 것인지 더 면밀한 점검과 개선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