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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대출 리스크 8조 돌파…규제 '풍선효과'


입력 2021.10.03 06:00 수정 2021.10.01 16:46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신용위험액 1년 만에 8천억 늘어

은행보다 느슨한 DSR '사각지대'

국내 보험사 대출 신용위험액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보험사의 대출에 잠재돼 있는 리스크가 1년 새 8000억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8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은행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그 수요가 제 2금융권으로 향하면서 부실 위험도 함께 불어나는 모습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여전히 은행보다 보험사에 느슨한 규제를 적용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풍선효과에 따른 부작용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보험사들이 추산하고 있는 대출 관련 신용위험액은 총 8조9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액수로 따지면 7802억원에 달하는 증가폭이다.


이는 보험업계가 대출과 관련해 짊어져야 하는 잠재적 위험이 그 만큼 확대됐다는 의미다. 신용위험액은 고객의 부도나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액을 추산한 값이다.


보험사별로 보면 삼성생명의 대출 신용위험액이 1조939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2.6% 늘며 최대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삼성화재의 해당 금액이 9120억원으로 19.2% 늘며 뒤를 이었다. 한화생명의 대출 신용위험액은 8346억원으로 6.6% 줄었지만 여전히 보험사들 중 세 번째로 규모가 컸다.


이밖에 ▲DB손해보험(7851억원) ▲교보생명(6566억원) ▲메리츠화재(4336억원) ▲현대해상(3937억원) ▲NH농협생명(3189억원) ▲흥국생명(3109억원) ▲동양생명(2542억원) 등이 대출 신용위험액 규모 상위 10개 보험사에 이름을 올렸다.


◆은행서 막힌 대출 쏠림 '부작용'


보험업계의 대출이 지금처럼 계속 확대되는 한 이런 리스크 확대 흐름 역시 지속될 수밖에 없다. 보험사에서 나간 대출은 최근 1년 동안에만 20조원 가까이 늘어난 실정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보험사가 보유한 대출 잔액은 260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조4000억원이나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126조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6조5000억원 증가했고, 기업대출도 133조5000억원으로 12조9000억원이나 늘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보험업계의 대출 증가세가 앞으로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간 부채 상환액을 소득으로 나눠 계산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서 보험사 대출이 상대적으로 여유롭기 때문이다. 높아진 은행 대출의 문턱에 막힌 고객들이 보험사를 노크하는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은 은행 대출에 최대 40%의 DSR을 적용하고 있다. 반면 보험사를 비롯한 비은행 금융사 대출의 DSR 상한선은 여전히 60%다. 이론적으로 보험사에서 대출을 받으면 은행보다 최대 1.5배까지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의미다.


보험업계 DSR 규제 역시 조만간 은행과 같은 수준으로 강화된다는 소식은 고객들의 발걸음을 더욱 분주하게 만들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 대출에 대한 DSR 상한을 올해 안에 50%로, 내년에는 40%로 조정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임기응변식 규제로 인해 다른 금융권까지 대출 리스크가 전이되는 정책 실패가 발생하지 않도록 촘촘한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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