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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값 인상에 동네커피‧빵집 비상


입력 2021.09.28 07:46 수정 2021.09.27 17:13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10월부터 서울우유 가격 인상…유업계 도미노 인상 나설 듯

프랜차이즈 비해 구매력 낮아 가격 압박 거세

8월 원유가격 인상으로 유업계가 우유와 유제품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우유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10월 본격적인 우유가격 인상을 앞두고 중소규모 커피‧제과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우유를 비롯해 유제품 가격까지 일제히 인상될 경우 대형 프랜차이즈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서울우유는 내달 1일부터 흰 우유 1리터 기준 제품 가격을 5.4% 인상한다.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으로, 낙농진흥회의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기준 서울우유 흰 우유 1리터 제품 가격은 2500원 중반에서 2700원 전후로 오를 전망이다.


업계 1위 업체인 서울우유에 이어 매일유업, 남양유업, 푸르밀, 빙그레, 동원F&B 등도 10월 중 가격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유 가격 인상으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이른바 동네 커피집과 빵집 등 중소규모 외식업체들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경우 대부분 본사를 통해 식자재를 공급받는 반면 중소 규모 업체들은 개별 구매하거나 식자재 도매 업체를 통해 원부재료를 공급받는다.


때문에 점주의 의사에 따라 제품 선택의 폭은 넓지만 소량 구매로 가격 할인율은 낮은 편이다.


특히 이번 가격 인상에는 사실상 국내 유업계가 전부 참여하는 상황인 데다 우유를 비롯해 치즈, 생크림, 버터 등 유제품 가격도 동반 인상될 가능성이 커 가격 압박이 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 마포구에서 개인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개인 커피집이 대형 프랜차이즈와 경쟁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부분이 가격”이라면서 “100~200원 오르는데 뭐가 문제냐고 할 수 있지만 그 차이가 우리한테는 최대 강점인 부분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차별점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우유가 들어가는 라떼 종류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쯤부터 주문이 늘어난다”면서 “조금 더 싸게 준다는 우유로 갈아탈 수는 있지만 우유도 원두만큼 맛에 민감한 손님들이 많아 쉽게 바꾸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우유를 비롯해 유제품 사용량이 많은 동네 빵집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들 대부분 종업원이 없는 나홀로 사장님이 대부분인 상황이라 필요한 재료를 직접 만들어 가격을 낮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는 “우유 받는 곳에서 아직 가격 인상 얘기는 없었다”면서도 “아무래도 개인이 하는 곳은 식자재 가격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재료가격 오르는 만큼 소비자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생크림이나 버터를 직접 만들어 쓰는 곳도 있지만 요즘엔 인건비가 더 비싸서 중간 재료는 보통 사다가 쓰는 곳이 많다”면서 “아무래도 도매업체들도 가격을 올릴 것 같은데 당장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지원금 풀리면서 매출 좀 늘어날까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고민만 늘게 생겼다”고 하소연 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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