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8년 만에 전기요금 오른다"…산업계 타격 불가피


입력 2021.09.23 11:59 수정 2021.09.23 12:00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연료비 상승에 4분기 전기료 전격 인상

반도체·철강·석화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 '타격'

산업계 "원가 부담에 경쟁력 상실 우려" 한 목소리

한국전력공사가 4분기 부터 적용되는 전기요금을 8년만에 전격 인상한 23일 오전 서울 중구 오피스텔에 설치된 전력계량기가 돌아가고 있다.ⓒ뉴시스

올해 4분기 전기요금이 전격 인상되면서 산업계가 경영난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했다.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반도체, 철강, 화학은 전기료 사용량이 많아 원가 부담이 크게 늘어날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4분기(10~12월) 최종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키로와트아워)당 0.0원으로 책정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전분기 보다 3.0원 상승한 것으로 작년과 비교하면 같은 수준(원상회복)으로 돌아갔다.


이는 전기 생산에 필요한 연료 가격이 크게 상승한 영향이라고 한전은 설명했다. 한전에 따르면 직전 3개월인 6~8월간 유연탄 가격은 세후 기준 kg당 평균 151.13원, LNG 가격은 601.54원, 벙커C유는 574.40원으로 3분기 때 보다 크게 올랐다.


전기요금이 kWh당 3원 인상됨에 따라, 4인 가구 주택용 월평균 사용(350kWh)액 기준 전기요금은 5만5000원에서 1050원 오른다. 산업·일반용 월평균 사용(9240kWh) 기준 전기요금도 119만원에서 2만8000원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계는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으로 반도체, 철강, 석화 등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삼성전자가 한 해 사용하는 전기료는 약 2조원이며, 현대제철은 1조원에 달한다. 전기요금이 1%만 올라도 수 백억원의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철강사들은 특히, 철광석과 원료탄 등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상황에서 전기료 부담까지 추가적으로 짊어져야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료 인상은 제조원가 상승과 직결된다"면서 "철강사들의 자체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것 외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올해는 큰 영향은 없으나, 계속해서 전기료가 인상될 경우 내년부터는 전체 전력용수료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석유화학업계도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마찬가지다. 창호, 바닥재 등 건축 내외장재로 쓰이는 PVC(폴리염화비닐)는 소금물을 전기 분해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염소를 주 원료로 사용한다. PVC 생산과정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정도다.


태양광 발전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정제하는 데도 전기료가 생산비용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료가 오를수록 비용 부담도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공장들은 풀가동 체제를 유지해오고 있기 때문에 전기료 인상으로 제품 제조 비용 뿐 아니라 운영비도 덩달아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석유화학제품은 원가의 70~80%를 원자재가 차지하고 있다"면서 "전기료 등 원가 상승요인이 추가적으로 발생하면 결국 최종 제품 가격 부담은 소비자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의 경우, 다른 산업에 비해 전기 사용량이 많지 않지만 전기료 인상으로 원가 부담이 그만큼 커지면서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