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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학대, 장애아동 ②] "시설 인력부족? 핑계…쉬쉬하는 은폐성 문제"


입력 2021.09.20 06:20 수정 2021.10.29 10:05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전문가 "인력 충분, 폭력 정당화 변명일 뿐…장애아동, 학대신고 못해 은폐 증폭"

장애시설 종사자 자격 얻기 쉽고 전문성 부족…장애 특성 이해못해 자주 폭력 발생

코로나19 장기화로 양육자와 가정서 있는 시간 증가…양육 스트레스→학대·폭력 악순환

코로나19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장애아동 학대.ⓒ게티이미지뱅크

장애아동 학대는 주로 가정과 장애아동 거주 생활시설 등에서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가정에서 양육자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면서 가정에서의 학대가 증폭되고 있다. 특히, 시설의 경우 시설 밖에서는 알 수 없는 장애아동 생활 시설의 은폐성이 심각하고, 종사자들의 전문성 부족이 학대로 나타나기도 했다.


박명숙 상지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아이를 양육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가 굉장한데 특히 장애아동의 경우 24시간 돌봐야 하기 때문에 양육자가 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며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다 보니 스트레스가 폭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에 시설에 가지 못해 양육자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가정 내에서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고, 장애 아동은 가정이라는 사각지대 안에서 학대당한다.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한 공간에 가족들이 오래 같이 있게 되면 가정폭력이 증가해 장애아동 학대 발생의 위험 수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저소득층 가정의 경우 집안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아이 양육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더욱 크고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돼 학대로 표출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교수는 "부모가 장애아동을 양육하는 것이 비장애아동 양육에 소모하는 에너지보다 훨씬 크다 보니 스트레스 상황이 높아질수록 학대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학대 공간은 장애아동 생활 시설이다. 일부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 부담이 장애아동에게 학대로 표출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현장의 인력은 충분한 상태이고 인력 부족은 폭력을 정당화하기 위한 변명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장애아동 거주 시설의 은폐성이 시설 내 장애아동 학대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이다.


변재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은 "인력이 부족하니까 때려도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시설의 인력 부족 때문이라는 주장도 거주 생활시설의 경우 종사자 1명당 장애아동 1.2명 정도를 맡고 있어 시설의 인력은 충분한 상태"라고 반박했다.


그는 "시설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시설 밖에서 알 수 없기 때문에 관계자들끼리 쉬쉬하면 들키지 않는 환경 속 폭력이 계속된 것"이라며 "특히 장애 아동의 경우 학대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해 밖으로 알려지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시설 종사자들의 전문성 부족도 문제다. 장애아동 거주 시설 종사자의 경우 자격을 얻기 쉽고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지 않는다. 전문성이 부족한 인력이 장애아동의 보육과 교육을 맡을 경우 위력의 사용 즉, 폭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회장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나 자폐 증상을 가진 특수아동의 경우 성인이 제어할 수 없을 만큼 도전적 행동을 보이는 상황이 생길 때가 있다"며 "특수교사 자격증을 따고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은 특수아동 교사는 이런 장애 특성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장애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훈련 등 전문성이 부족한 경우 위력을 사용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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