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FI 4502.65포인트…"수출차질 경험 기업 67% 달해"
해운물류 이용률 높은 자동차·부품, 섬유 등 운임 상승 영향 커
해상운임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수출 기업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물류비용이 높아지는 데다 선박 부족과 체선 현상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3일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4502.65포인트로 집계됐다. 지난 5월 7일 이후 17주 연속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9월 초(1320.8)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었다.
해상 운임 상승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과 올 2월 미국 이상 한파 등으로 물류 작업 지체, 공컨테이너 회수 지연 등이 영향을 미쳤다.
주요 수출로인 북미 항로를 중심으로 운임 상승세가 가파르게 나타났다.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인 곳은 미주 서안 노선으로, FEU(40피트 컨테이너)당 6266달러를 기록해 전주 대비 317달러 증가했다. 3주 연속 소폭 하락세를 보였던 유럽 노선 운임은 한 주 새 78달러 오르면서 TEU(20피트 컨테이너)당 7443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원자재가격 및 해운운임 상승의 수출기업 체감 영향’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물동량이 크게 늘어난 현재 해운운임이 전년대비 평균 3배 이상으로 상승했다”며 “최근 신규 선박 발주가 증가했으나, 신조 선박들이 투입되기까지 약 2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운임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운임이 치솟자 한국 수출 기업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물동량 증가로 컨테이너 자체를 구하기 어려운 데다, 코로나19 이전 선박 발주 위축 영향으로 현재 선복 부족 현상이 극심한 상황이다.
지난 7월 해외경제연구소 조사 결과 552개 기업 중 66.9%가 해운 운임 상승으로 수출 차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 가운데 19.2%는 매우 심각한 차질을, 20.5%는 다소 심각한 차질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해운물류 이용률이 높은 산업의 수출 차질 경험 비율이 높았다. 자동차·부품(83%), 섬유(81%), 석유화학(74%), 철강·비철(73%), 기계류(70%) 등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주력 수출분야는 전기전자(반도체) 등 항공물류 이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중소기업들은 해운물류 이용률이 높은 산업에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해 있다.
수출 차질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뾰족한 대응방안은 없는 모습이다. 수출 차질 기업 절반 이상(58.7%)이 대응방안이 없다고 답했으며, 활용하고 있는 대응 방안은 선적거래조건 변경이 18.9%, 통관 수수료율 재협상 7.2% 등에 그쳤다.
수출기업의 물류 애로가 가중되자 정부는 추가비용을 마련하고, 임시선박 공급 및 중기 전용 선복 확대 등의 대책을 세웠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지난 5일 1000억원을 추가로 마련해 물류비 상승 등으로 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월간 최대 규모인 13척의 임시선박을 공급하고, 중기 전용선복을 기존(480TEU)에서 2.7배 많은 (1300TEU)로 늘린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다만 현재 운송 정체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어 수출 차질이 해소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미서안 대표 항로인 로스엔젤레스, 롱비치항의 선박 대기 척수는 지난달 말 40여척을 넘어섰다.
한국해양진흥공사 리포트에 따르면 “미동안의 경우 허리케인 ‘헨리’가 뉴욕주를 강타하며 내륙 운송 정체 심화가 예상된다”며 “성수기와 더불어 10월 중국 국경절 밀어내기 시즌을 앞두고 있음에 따라 북미항로 운임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윤지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향후 지속적인 해운 운임 상승 시 중소기업들의 영향은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