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투자 전년比 36.8%↑
수탁수수료 새 수입원 부각
고객 어필 마케팅 전략 다양
동학개미 열풍이 주춤하는 사이 서학개미 전성시대다. 국내증시에 유동성 리스크가 부각되며 해외투자가 늘고 있다.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이벤트를 쏟아내며 투자자 잡기에 열중이다. 하반기 실적이 하락한 만큼 수익성 회복을 위해서도 서학개미 유치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 이후 미래에셋·KB·한국투자·삼성·NH투자·키움·유진·현대차·한화투자증권 등 8개 증권사가 해외주식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증시를 대상으로 한 이벤트가 6곳(미래에셋 제외 전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중국 증시 관련 서비스를 선보인 곳도 2곳(미래에셋·NH투자)이 나왔다.
이전과 달리 다양한 유형의 마케팅 전략이 사용된 것이 특징적이다. 수수료 인하 이벤트를 기본으로 지난해 삼성·키움증권을 시작으로 확산하고 있는 투자금 증정 이벤트도 일반화된 모습이다. 여기에 기존엔 보지 못했던 이벤트도 등장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1000만원 이상 해외 주식을 매매한 VIP 고객을 대상으로 '쉐브론·AMD·IHS' 마킷 등 미국 대표 우량주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증정 주식은 우량주 5종목 중 매월 첫째 주 110달러에 가장 가까운 종목으로 결정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추첨을 통해 해외주식을 10년 전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구글·테슬라·애플' 등의 미국 대표주를 2011년 9월1일 종가로 거래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거래 금액에 따라 'DHY·ICLN·GM·나이키' 중 최대 4종목의 주식을 추첨해 지급하는 것 외에도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서 집계한 7월 순매수결제 상위 50종목 중 1주를 총 50명에게 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증권업계의 해외투자 이벤트 파도는 현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국내주식 거래는 감소하지만 해외주식 거래는 늘고 있는 상황이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국내 58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3172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2.6%(6771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수수료수익이 4조152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7%(3958억원)나 감소했다.
동학개미운동이 한풀 꺾였다는 것이 수치로 확인됐다. 이와 반대로 해외주식 거래는 계속해 늘고 있다.
올해 미국 주식 결제금액은 8월 말 기준 24조3705억 달러로 지난해 전체 결제금액(17조8148억 달러)과 비교해 36.79%(6조5557조 달러) 증가했다. 현재 추세라면 연말 기준 전년 대비 50%를 넘는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증권사들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도 늘고 있다. 삼성증권은 상반기 891억원의 수익을 냈고, 키움증권(878억원)과 미래에셋증권(825억원)도 800억을 상회하는 수익을 거뒀다. 증권사들이 계속해 해외투자자 유치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투자자가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금액의 증가폭이 가파르다"며 "증권사 간 고객 유치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