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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낮춘 현대중공업, 조선주 재평가 이끌까


입력 2021.09.01 11:25 수정 2021.09.01 13:31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0.77~0.87배 PBR로 보수적 책정

상반기 실적부진 등 투자 리스크도

"하반기 업황 회복, 밸류 상승 전망"

상장을 앞둔 현대중공업이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사진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현대중공업

시가총액 5조원에 달하는 기업공개(IPO) 대어 현대중공업이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현대중공업의 IPO에 대한 기대감이 국내 조선업계 전반에 반영되면서 조선주도 다시 한번 시장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3일 국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회사는 상장을 위해 1800만주를 신주로 공모한다. 일반 공모 가운데 기관투자자에게는 990만주에서 최대 1350만주, 일반 투자자에게는 450만주에 540만주가 배정될 예정이다. 우리사주조합에는 360만주가 배정됐다.


현대중공업은 우리사주조합 청약일인 7일에 앞서 지난달 23~27일 직원 대상 사전청약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배정액의 2배 가까운 신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의 우리사주조합 배정물량이 모두 완판될 경우 올해 조 단위 IPO를 실시한 기업 중 최초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5만2000~6만원이다. 공모금액은 최대 1조800억원, 공모 직후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5조3263억원 수준이다. 상장을 마치면 모회사인 한국조선해양에 이어 국내 조선주 시가총액 2위로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 평가되는 기업가치가 과거 5조원대에서 최근 6~7조원 수준까지 늘어났던 만큼 기업가치를 보수적으로 책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모가 산정은 대우조선해양과 중국 조선 기업 4곳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참고했다. 현대중공업은 삼성중공업의 1.33배, 대우조선해양의 1.1배보다 훨씬 낮은 0.77~0.87배의 PBR을 적용해 희망 공모가를 산출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기업가치가 8조원까지 기대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올해 2분기 주요 조선사들이 어닝 쇼크가 잇따랐다는 점은 IPO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325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손실 394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올해 하반기 들어 후판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자 대규모 충당금이 영업손익에 반영된 영향이다.


그러나 업계는 꾸준한 수주 계약과 함께 상승 사이클에 접어든 업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적은 이미 지난 분기 대규모 적자가 반영됐고 선가도 오름세를 지속해 손익 악화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판단이다. 하반기 에너지 운반선 업황 회복에 따라 현대중공업의 경쟁력이 부각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친환경 연료 추진선 건조, 수주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수주잔고 확대로 하반기 선가 인상과 마진 확대를 통한 밸류에이션 상승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조선주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란 의견도 있다. 테이퍼링이 시행된 지난 2014년에는 국내 조선주들의 해양부문 실적이 악화되며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반면 이번에는 오히려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테이퍼링이 실시된 이후 글로벌 해상물동량이 늘어나며 선사들의 발주가 늘어난 바 있다”면서 “탱커의 수급상황으로 볼 때 추가 발주가 필요하고 카타르 발주도 임박해 경기회복에 따른 수혜가 더 커 보인다”고 밝혔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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