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을 조이라는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이 최근 1주일 동안에만 3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가 실행되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총 143조1804억원으로 지난 20일보다 2조882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1주일(13~19일) 증가폭이었던 4679억원과 비교하면 6배가 넘는 수준이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1주일 새 2조6921억원 급증했다. 전주(3453억원) 대비 8배에 육박하는 증가액이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반작용으로 해석된다. 신용대출 한도가 곧 연봉 이내로 축소된다는 소식에 미리 신용대출을 받아두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는 해석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과 외국계인 한국씨티·SC제일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은 지난 27일 금융감독원에 신용대출 상품 대부분의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금감원은 시중은행들에게 신용대출 한도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담은 계획서를 이날까지 제출하라며 실행을 압박해왔다.
금감원으로부터 같은 내용의 요청을 받은 저축은행들도 앞선 지난 25일 지침 준수 방침을 밝힌 만큼, 다음 달 중 은행권과 저축은행권에서는 연봉 이상의 신용대출이 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