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에 의류 쌓일수록 보관비 등 관리비용 부담
할인 행사도 한계…“트렌드 등 분석해 물량 조절”
패션업계가 의류 재고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창고에 쌓이는 의류 재고가 늘어나면 보관비 등 관리비용이 증가해 회사의 재정적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어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외출 자제로 매출이 줄어들면서 재고자산이 더 늘어날 수 있어 제품 생산과 재고량을 균형 있게 맞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LF는 수요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제품 판매에 대한 리뷰를 시스템화하고 있다.
특히 소싱력을 강화해 시장 반응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반응 속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소비 트렌드, 날씨 예측, 이전 시즌 고객 판매 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수요를 예측해 생산하고, 시즌 시작 후에는 수시로 판매 현황을 체크하고 있다.
잘 팔리는 상품은 추가 생산을 하기도 하고 온·오프라인 판매 분석을 통해 잘 팔리는 쪽으로 재고를 보내는 등 유통 채널별로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랜드월드도 스파오, 미쏘 등 스파(SPA) 브랜드를 다수 운영하면서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적절한 목표재고량을 시즌별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빠르게 재고 순환이 가능하도록 매장 물류에 힘쓰고 있다.
스파오의 경우 무선 주파수(RFID) 기술을 앞세워 매장 창고와 물류 시스템을 스마트하게 설계해 빠른 상품 픽업과 사이즈 누락 등을 최소화하고 있다.
매장 전체의 재고를 파악하는 시간도 RFID 기술을 통해 획기적으로 단축해 빠른 상품 회전을 가능하게 조치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F&F 역시 소비자 반응, 날씨 상황, 시장 흐름 등 다양한 요소들을 정밀하게 분석해 공급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여기에 소재·부자재 관리 및 생산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춰 적절한 수량의 상품을 확보해 재고 관리 리스크를 줄여 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노력들은 실적에서도 잘 드러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F의 올 상반기 재고자산은 290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3498억원) 대비 592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한섬도 4639억원에서 4286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패션기업들이 재고 관리운용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지출 비용을 최소화하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패션 트렌드가 시시각각 급변하는 데다 계절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제 때 팔지 못하면 제품의 가치가 떨어진다. 특히 겨울 의류의 경우 상대적으로 부피가 크고 여름 시즌보다 단가가 높아 재고 보관에 대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재고를 해소하기 위한 각종 할인 행사 등도 결국 비용 부담으로 돌아온다. 정상 가격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시중에 나와 있으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 할인이나 행사를 계속 진행하기도 어렵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회사에서는 재고를 쌓아놓고 같은 상품을 판매를 하는 게 아니라 시즌이 계속해 진행되고 다음 시즌을 위한 생산이 이뤄줘야 하기 때문에 재고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재고 관리가 곧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재고 줄이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