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소속사와 이중계약·명예훼손으로 갈등
박유천 일본 팬페이지에 심경고백
끝 없는 논란 제조기
아이돌은 '우상'이라는 뜻으로, 청소년을 중심으로 젊은 세대에게 영향력을 가진다. 때문에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언행에 있어서 다른 연예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아이돌이 된다면 자신의 명성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팬들, 팀 멤버, 나아가 소속사가 함께 피해를 받기에 운명 공동체에 묶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잊고 잘못된 선택으로 연예 뉴스가 아닌 사회 뉴스로 대중에게 소식을 접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사안의 경중을 떠나서 대부분 한두번 정도다. 연예계 은퇴를 하든, 자숙 후 복귀를 하든 각각 행보를 택한다.
그러나 박유천은 달랐다. 다양한 이슈(?)를 대중에게 전했고, 여전히 '문제아'임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도 전속 계약 위반으로 자신의 근황을 알렸다.
2004년 5인조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한 박유천은 2009년 7월 당시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 3년 넘는 긴 시간 동안 법적 공방을 이어가다 2012년 합의로 분쟁을 종결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튼 박유천은 가수 활동보다는 배우에 초점을 맞춰 활동했다. 2014년에는 영화 '해무'로 제35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받으며 실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아이돌 그룹에서 연기자로 전향한 바람직한 예로 자주 언급되곤 했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의 시나리오가 박유천에게 향했다.
그러나 2017년부터 박유천의 추락이 시작됐다. 강간 및 성매매 등으로 고소를 당했다. 법적 공방 끝에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아이돌 그룹에게 성 이슈는 치명타였다.
박유천의 트러블메이커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19년 마약 투약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박유천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이라면 은퇴하겠다"라는 초강수를 뒀다. 머지않아 투약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며 초강수는 무리수가 됐다. 이로 인해 박유천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오랜 시간 몸담았던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와도 신뢰가 깨져 퇴출됐다.
"사실이면 은퇴하겠다"던 박유천은 출소 후, 해외를 중심으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태국 팬미팅을 시작으로 고가의 화보집, 유료 팬 사이트를 오픈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싸늘한 시선을 보냈지만 박유천은 탄탄한 해외 팬덤을 등에 업고 '그들만의 세상'을 다시 한번 만들고 있었다. 최근에는 제1회 라스베이거스아시안필름 페스티벌에서 독립영화 '악에 바쳐'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박유천은 논란의 중심이 됐다. 이번에는 JYJ 시절부터 함께하고 출소 후 홀로서기를 도운 현 소속사 대표와 이중계약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일본의 한 매체가 박유천이 은퇴 번복 후 2년 동안 활동했으나 소속사로부터 정산 받은 금액이 거의 없고 생활고를 겪고 있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하자 리씨엘로 측이 보도자료를 통해 박유천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리씨엘로는 박유천이 약정을 위반하고 일본 기획사와 이중계약을 체결했다고 들었다며 이는 명백한 계약 위반으로 판단, 법적대응을 시사했다.
여기까지는 공적인 관계로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은 연예인과 소속사의 갈등으로 여길 수 있었다. 그러나 소속사 대표가 재기 과정을 돕는 과정에서의 박유천 행태를 폭로하며 사태가 커졌다.
리씨엘로 측은 박유천이 법인카드를 개인적인 유흥비와 생활비로 사용했으며, 함께 동거한 여자친구에게 법인카드를 줘 명품 가방을 사도록 하거나 회사 자금을 게임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박유천이 유흥업소에서 무전 취식한 금원이 약 1억 원에 달하여 회사가 지불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유천은 일본 공식 팬 페이지에 "이 순간까지 내 편이라 믿었던 사람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게 되자 모두 나를 저버렸다"라며 심경을 전했다.
서로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탓에 법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지만 사생활에 사용한 법인 카드, 유흥업소에서의 무전취식 등은 출소 후 죄송하다며 눈물을 보였던 행동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칭송 받던 아이돌 그룹 멤버에서 이제는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힌 박유천. 다양한 논란으로 법정까지 올랐음에도 쇄신할 수 있는 행보가 아닌, 눈살을 찌푸리는 소식만 전하고 있다. 곤두박질치는 신뢰와 실망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많은 후배 아이돌 그룹이 그를 보며 꿈을 키웠지만 이제 박유천이라는 이름은 금기어가 됐다. 그나마 후배들에게 하나의 가르침을 줬다면 '박유천처럼은 되지 말아야지'가 아닐까. 이제는 '아이돌의 반면교사 아이콘'이 된 박유천의 끝없는 추락이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