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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대체 왜 이러나…소비자, 불매 재확산에 대리점 또 피멍


입력 2021.08.20 15:31 수정 2021.08.21 04:18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유제품 뿐만 아니라 분유까지 불매운동 확대

각종 커뮤니티·SNS 통해 동참선언 잇따라

대리점만 속앓이…“조속한 대책 필요하다” 호소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며 고개 숙이고 있다.ⓒ뉴시스

최근 남양유업 불매운동이 재점화 되고 있다. 지난 5월 오너가의 공식 사과와 함께 매각을 통한 전면적인 쇄신으로 무너진 소비자 신뢰를 다시 쌓아올릴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매각작업이 미뤄지면서 대리점까지 피해가 확산되는 양산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남양유업을 둘러싼 불매 운동의 강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바코드를 인식해 남양유업 제품인지를 판별해주는 어플이 등장하는가 하면 남양유업과 관련된 어떠한 상품도 구매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까지 형성됐다.


설상가상 과거와 비교해 불매 제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우유, 치즈 등 유제품을 넘어 남양유업 분유 제품을 불매한다는 사례로까지 번졌다. 분유의 경우 과거 대리점 갑질 논란 등으로 발생한 불매운동에서도 여파가 적었던 제품이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불매운동이 재점화 된 이유는 명확하다. 지난달 말 경영권 매각을 위한 임시주주총회에 홍원식 회장이 나타나지 않아 ‘노쇼’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최근에는 지난 4월 회삿돈 유용 의혹으로 해임됐던 장남이 복직과 동시에, 같은 날 차남도 미등기 임원으로 승진한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브레이크 없는 자멸’을 자초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남양유업 과련 기사 댓글에는 “국민을 개, 돼지로 본다”, “남양이 또 남양했네” 등의 부정적 의견이 주를 이룬다. SNS 상에도 ‘남양유업불매’ 해시태그와 함께 동참 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한 육아 커뮤니티에는 남양유업 제품을 피하기 위해 조리원을 옮겼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미리 예약한 조리원이 남양유업 분유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돼 뒤늦게 조리원을 옮겼다는 내용이다.


출산을 앞둔 김모(30대)씨는 “주변 엄마들을 보면 조리원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남양유업 제품은 피하는 추세”라며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기업의 제품은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글을 썼다.


급기야 홍원식 회장의 매각을 촉구하는 국민청원도 참여자도 늘고 있다.


20일 기준 청원 참여자 수는 639명에 달한다. 해당 국민청원은 제목에 홍 회장의 성명이 삭제 되는 등 일부내용이 익명 처리됐지만 참여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남양유업 불매운동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임유정 기자

문제는 이런 피해가 직원과 대리점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대리점들은 매출 감소 등 피해가 크단 점에서 조속한 해결책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 불매운동 여파까지 맞물리면서 ‘지옥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하소연도 뒤따른다.


홍 회장 일가 퇴진과 함께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를 기대했던 직원들과 대리점주들은 수개월째 어수선한 분위기에 피해만 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남양유업 노동조합은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홍 전 회장의 사퇴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문을태 노조 위원장은 “오너가 국민들에게 사퇴하겠다던 상황이 지켜질 수 있도록 본사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생각”이라며 “오너가 국민과의 약속 이행과 전 직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매년 흑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2013년 대리점 갑질 파문부터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씨의 마약 스캔들에 이르기까지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조직적으로 경쟁사를 비난하는 글을 인터넷에 뿌린 정황이 드러나 문제가 된 사례도 2009, 2013, 2020년에 걸쳐 반복됐다.


여론이 나빠져도 회사 차원의 대응은 늘 굼뜨고 미온적이었다는 지적도 늘 따라 붙는다. 덕분에 2012년 1조3650억원이던 남양유업 매출은 지난해 9489억원으로 8년 새 30% 줄었다. 리스크 관리의 실패 사례로 경영학 교과서에 실릴 판”이란 얘기까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평판이 기업에 중요한 무형자산의 하나라고 본다. 금융권이 주채무계열(빚이 많은 대기업)의 건전성을 평가할 때도 평판 리스크가 일부 반영된다. 경영진의 위법 행위, 도덕적 일탈 등은 정성 평가에서 감점을 받을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남양유업 이번 사태는 홍 회장만이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며 “남양유업에 대한 부정적 사건이 중첩된 상황에서 하루아침에 이미지 쇄신을 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되더라도 사회공헌 등을 통해 장시간 노력해야만 얼어붙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녹일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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