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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뿐이었던 '짧고 굵게'…文도 靑도 '4단계 연장'에 침묵


입력 2021.08.20 11:39 수정 2021.08.20 23:01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4단계 세 번째 연장…총리만 "국민에 위로 말씀"

이날 오전까지 문대통령 지시사항 공개 등 없어

野 "'짧고 굵게'라는 대통령 말에 속았다"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7월 25일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짧고 굵게' 끝내도록 전력을 다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첫 시행일인 지난달 12일에 한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봉쇄 없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강도의 조치"라며 국민의 협조를 당부하면서 '짧고 굵게' 상황을 조기에 타개하겠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거리두기 4단계 조치는 20일로써 세 번째 연장됐다. 문 대통령은 물론 청와대는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현행 '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 거리두기 단계를 2주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서 "국민 한분 한분의 참여와 협조 하에 총력 대응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4차 유행의 거센 불길이 여전하다"고 거리두기 연장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의 거리두기 4단계 연장 발표에도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김 총리만이 이날 "한 달 반 가까이 시행 중인 고강도 방역 조치를 감내해 주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양해를 구했을 뿐이다.


앞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달 22일 한 방송에서 문 대통령의 '짧고 굵게' 발언에 대해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2주 이상이 걸린다. 대통령의 언급을 '2주 안에 끝내겠다'고 해석하는 것은 너무 급한 것"이라며 "확실히 방역에 집중해 짧게 고강도 조치를 끝내자는 호소였다"고 강조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본보에 거리두기 4단계 연장 조치와 관련한 청와대의 입장 발표나 문 대통령 지시사항 공개 여부 등에 대해 "현재까지 예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간 문 대통령은 거리두기 단계 연장 등 중요 시점마다 대국민 메시지를 내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2주 연장 및 비수도권 거리두기 3단계 일괄 상향과 관련해 "국민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의 시간이 길어지게 돼 매우 송구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거리두기 단계가 재연장된 지난 9일에도 "코로나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강화된 거리두기 단계를 연장하게 되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일일 확진자가 처음으로 2000명을 돌파한 지난 11일에는 "현재의 감염 확산을 막지 못하면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국민의 협조를 당부했다.


계속되는 거리두기 4단계 연장 조치에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3~14일 전국 남녀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17일 발표한 정례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 조사 대비 2.8%p 하락한 38.5%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1.8%p 상승한 53.0%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야당에서도 문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박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백신 확보라는 책임은 다하지 못한 채 국민의 목만 조르는 정부는 자격이 없다"며 "국민을 '짧고 굵게'라는 대통령의 말에 속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대권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전날 "백신을 걱정말라던 대통령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국민들은 정부의 잇단 K방역 자화자찬과 희망 고문에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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