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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반대' 김헌동, SH 사장 물망…오세훈에 득일까 실일까


입력 2021.08.19 05:01 수정 2021.08.19 10:50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현 정부 정책에 쓴소리, 민간 정비사업엔 회의적

정부 주택공급 난항, 서울시 공급대책 및 SH 역할론 대두

"민간-공공 간 이견 어떻게 좁힐지 관건"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헌동 본부장.ⓒ뉴시스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민간 정비사업에 회의적인 김 본부장이 현재 동력을 잃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택공급 정책에 힘을 실어줄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업계 등에 따르면 SH는 최근 사장후보자 재공모 접수를 마감한 뒤 서류심사에 들어갔다. 2차 면접심사를 거쳐 이달 말쯤 1·2순위 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최종 선정된 후보자는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치게 된다.


앞서 서울시는 SH 사장 후보자로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을 임명했으나, 청문회 과정에서 다주택 논란이 불거지면서 김 전 의원은 결국 자진사퇴했다. 이번 재공모에는 김헌동 경실련 본부장을 비롯해 한창섭 전 국토교통부 공공주택추진단장, 김우진 전 서울리츠 사장 등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안팎으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앞장서 비판하던 김헌동 본부장이 유력하단 말이 나온다.


김 본부장은 "부동산대책이 1년에 6번꼴로 발표됐지만, 해법이 틀려 집값이 계속 상승했다", "정부 관료들이 거짓 통계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 "투기를 막겠다면서 투기를 조장하는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으면서 현 정부 부동산대책 '저격수'란 별칭이 붙은 인물이다.


서울에는 정부의 각종 부동산대책이 혼재해 있지만 주민·지자체 반발이 지속되는 탓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 중구 남대문 쪽방촌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큰 틀에선 오 시장의 정책 기조와 맞아떨어지는 듯 보인다. 다만 오 시장의 핵심 공약인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주택공급에는 부정적이라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김 본부장은 공급이 부족하지 않으며 집값을 잡기 위해선 재건축 규제를 풀기보다 공공부지를 개발해 토지임대부 형식으로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면 된단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재 서울에는 정부의 각종 부동산대책이 혼재해 있다. 유휴부지 개발을 비롯해 공공재개발·재건축,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등이 곳곳에서 추진 중이다. 하지만 주민·지자체 반발이 지속되는 탓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정부의 주택공급이 난항을 겪으면서 서울의 주택수급난 해소를 위해선 시 주도의 공급대책이 중요해졌다. 이를 실행할 SH의 역할도 커진 셈이다. 서울에서 실질적으로 공급물량을 늘릴 방법은 재건축·재개발밖에 없는데, 국토부는 집값 상승을 부추긴단 이유로 민간 규제 완화에는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


이에 오 시장은 공공성을 확보해 민간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겠단 복안이다. 그동안은 자치구별로 정비계획 수립이 이뤄져 서울시 입김이 작용하기 어려웠지만, 공공기획을 도입하면 서울시와 SH가 참여해 재건축·재개발 추진을 앞당길 수 있어서다. 이 같은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선 서울시와 SH가 민간 정비사업에 뜻을 같이해야 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김헌동 본부장은 진보·보수 각각의 성격을 모두 지닌 인물로 서민 주거복지 측면에선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오 시장의 정책을 실현하는 데는 불협화음을 낼 수 있다"며 "김 본부장이 SH 사장이 된다면 민간에 초점을 둔 오 시장이 공공에 초점을 둔 김 본부장과의 이견을 어떻게 좁힐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김 본부장은) 현 정부에 적당히 부정적이면서 청문회 과정에서 큰 결격사유가 없는, 그러면서도 시민단체로부터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이번에도 SH 사장 자리를 채우지 못하면 오 시장에게 굉장한 타격이 될 수 있어 무난한 인물로 선정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선 김 본부장이 본인의 목소리를 내지만 SH 사장이 된다면 오 시장의 정책에 어느 정도 발을 맞출 것"이라며 "경실련 출신이라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오긴 하지만 주택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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