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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10조 SSG닷컴 떴다...이커머스 IPO 추진 가속도


입력 2021.08.17 11:59 수정 2021.08.18 11:32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KB·삼성·미래에셋 등에 REF 발송

쓱닷컴 참전 속 마켓컬리 일정 연기

11번가도 상장계획...자금확충 계속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이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며 상장을 본격화 했다.ⓒSSG닷컴

국내 주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들의 기업공개(IPO)가 잇따르면서 업체 간 상장 경쟁이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그룹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이 예상보다 빠르게 IPO에 뛰어든 가운데 빅딜을 둘러싼 증권사들의 신경전에도 불이 붙었다. 시장의 높은 경쟁 강도로 자금력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IPO와 함께 업체 간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지난 13일 KB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 IB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 요청서(REF)를 발송했다.


SSG닷컴의 국내 증시 상장은 지난 2018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BRV)로부터 1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2023년까지 상장하기로 투자자들과 협약을 맺었다. 관련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내년 상반기에 상장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이커머스 업계 경쟁자들이 상장 추진에 나서면서 이커머스 산업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상장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해석된다. 쿠팡이 올해 초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데 이어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 오아시스, 티몬 등 e커머스 업체들은 잇따라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올해 들어 M&A에 활발하게 나서며 자금 조달이 필요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 SSG닷컴 매출은 68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0% 증가했다. 상반기 29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334억원 손실보다는 적자 폭을 줄였다. 지난해 거래액은 3조9236억원이고 올해는 4조8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쿠팡이 상장 당시 거래액 대비 2.5배 수준의 시가총액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SSG닷컴의 기업가치는 9~10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SSG닷컴과 새벽배송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마켓컬리도 내년 상반기 증시 입성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해왔다. 다만 SSG닷컴이 상장을 서두르기 시작하면서 이달 초 예정됐던 상장 주관사 선정을 연기했다.


컬리는 지난달 주요 증권사에 상장 계획을 담은 REF를 보냈지만 KB증권만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SSG닷컴의 상장 주관을 염두에 두면서 불참한 영향이다. 이해상충 문제로 동종업계인 SSG닷컴과 마켓컬리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SSG닷컴 쪽에 손을 든 것이다. 컬리 입장에선 증권사 한 곳으로는 국내 상장 준비가 어려워져 주관사 선정 일정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SSG닷컴의 결정에 따라 증권사들의 참전 여부는 또다시 바뀔 수 있다. 오아시스 상장 주관사로 선정된 NH투자증권과 마켓컬리 상장 주관사로 거론된 KB증권이 SSG닷컴의 RFP를 받아갔기 때문이다. 새벽배송 업체 오아시스마켓은 작년 8월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뒤 지난달 한국투자증권도 대표 주관사로 추가로 선정했다.


11번가도 아마존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2023년까지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티몬은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올해 하반기 상장을 추진하다가 최근 IPO 계획을 철회했다.


업계는 기업 상장을 통한 유동성 확충과 함께 인수합병과 제휴, 신규 진입·철수 등 시장 전반의 구도 재편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높은 경쟁강도로 적자가 누적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자금력은 필수적으로, 이커머스는 최근 증시 상장을 통한 추가적인 자금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또 소수 사업자 중심의 경쟁구도가 완성되기까지 중소형 플랫폼의 인수∙합병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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