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4강 진출로 높아진 관심과 기대, 김연경 은퇴로 전력 약화 불가피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최국 중국, 라이벌 일본 등과 험난한 경쟁 예고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에 진출하며 진한 감동을 안긴 여자배구대표팀의 다음 목표는 내년 9월에 열리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이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세계랭킹 13위)은 지난 8일 막을 내린 도쿄올림픽에서 4위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A조 3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대표팀은 8강서 세계 4위 터키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아쉽게 브라질, 세르비아 등 강호들에 연패를 당해 목표로 했던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주장 김연경(중국 상하이)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하며 기적과도 같은 성과를 거뒀다.
올림픽 4강 진출로 대표팀은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웠다. 도쿄올림픽에 나선 아시아 국가 가운데 조별리그를 통과한 팀은 한국이 유일하다.
리우 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한 아시아 최강 중국(세계랭킹 3위)이 미국(세계랭킹 1위), 터키(세계랭킹 4위), 러시아(세계랭킹 5위), 이탈리아(세계랭킹 9위) 등에 밀려 조별리그서 탈락했다.
개최국 일본도 조별리그서 한국에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며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오로지 한국만이 4강까지 오르며 아시아 배구의 체면을 세웠다.
하지만 여자배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올림픽 4강’이란 성과를 거뒀지만 높아진 기대감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대회서 꾸준하게 성적을 낼 필요가 있다. 배구의 인기가 꾸준히 지속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올림픽이 끝난 뒤 대표팀은 ‘정신적 지주’ 김연경이 은퇴를 선언했다. 그간 여자배구서 대체불가 자원이었던 김연경의 은퇴로 급격한 전력 약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김연경이 나설 수 없다면 금메달을 장담할 수 없다.
올림픽 성적이 워낙 좋았지만 아시아에서 한국 여자배구는 여전히 중국, 일본에 이어 3위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다크호스 태국에 대한 경계도 늦출 수 없다.
중국은 도쿄올림픽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내년 홈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위해 사력을 다할 전망이다. 에이스 주팅이 건재한 중국은 강력한 우승후보다.
한국은 도쿄올림픽 직전에 열린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서 중국 2진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한 바 있다.
올림픽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극적인 승리를 거뒀던 일본도 김연경이 없다면 또 한 번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여기에 도쿄올림픽 4강을 이끈 라바리니 감독과 재계약도 변수다. 대한배구협회는 이미 재계약을 제안한 상태지만 라바리니 감독이 응하지 않는다면 여자배구는 다시 새판을 짜야 된다. 에이스 김연경도 없는 상태서 새 감독이 부임하게 된다면 어느 정도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
도쿄올림픽의 감동을 시작으로 여자배구 인기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내년 아시안게임 성적이 상당히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