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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준석 갈등 봉합됐지만…1위 빠진 토론회 열리나


입력 2021.08.14 03:00 수정 2021.08.14 04:06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지도부 절충안 제시했는데 경준위가 원안고수

토론회 시기-방식 두고 대선주자 간 파워게임

'친윤의원' 16명 "공정한 경선관리" 성명으로 힘실어

윤석열 측 "경준위가 왜 무리하게 개최 하나"

8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접견한 후 대선주자들의 완전 충전을 의미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당대표 탄핵' 발언으로 불거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갈등은 봉합됐지만, 지도부 간 이견에 대선주자 간 세력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갈등구도는 크게 보면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이 충돌하는 가운데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스크럼을 짜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대립하고 있다. 여기에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까지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며 복잡하게 꼬여 있다.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는 18일 경준위가 계획한 첫 정책토론회를 13일 '정견 발표회'로 갈음하는 절충안을 제시하며 한 발 물러섰지만, 일부 지도부 일원들과 경준위가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발표회를 언급해 경준위에서 논의했으나, 토론회 틀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서 위원장은 "옆에서 자꾸 쑤신다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면 꼴이 어떻게 되겠나"라며 "윤 전 총장도 소중하지만, 다른 후보 다 마찬가지다"라고 일갈했다.


그러자 최고위원들이 경준위가 주도하는 토론회에 반기를 들며 가세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토론회든 발표회든 경준위의 월권이므로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수진 최고위원도 "당헌, 원칙, 전통에 맞지 않아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윤 전 총장 측도 이날 경준위가 주관한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으며 사실상 토론회에 불참할 뜻을 보였다. 경준위는 윤 전 총장과 불참을 결정한 원희룡 전 지사를 제외한 11명 대선주자로 토론회를 강행하되, 향후 두 후보의 합류 가능성은 열어두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왼쪽부터) ⓒ데일리안
홍준표‧유승민 "토론 두렵나" vs 원희룡 "尹 때리기 비겁"


윤 전 총장 캠프에선 경준위가 권한을 넘어 무리한 일정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캠프 대외협력특보를 맡고 있는 김경진 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경준위가 왜 토론회를 무리해서 서두르는가"라고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저변에는 이 대표가 특정 대선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윤 전 총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깔려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8월 말 경선 버스는 출발한다"고 거듭 강조해왔고 이 일정에 맞추어 윤 전 총장도 예정보다 앞당겨 입당했다. 입당한 지 보름밖에 안 된 신입 주자에게 '경선 전 토론회'는 아무래도 버거울 수 밖에 없다. 윤 전 총장의 정책자문단은 출범한지 며칠 되지도 않았다. 캠프 관계자는 "우리가 토론을 아예 안하겠다고 거부하는 것도 아닌데 (서두르는) 상황이 난감하다"고 했다.


이날 '친윤(친윤석열)'계 정점식 의원을 포함한 재선의원 16명은 "경선준비위원회는 대선 경선 준비를 위한 임시 기구인 만큼 대선주자 토론 등 대선 관리는 곧 출범할 선거관리위원회에 일임해야 한다"는 압박성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 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해 대선주자 측 모두가 공감하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경선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내 대선주자들도 정치적 입장에 따라 전선이 나뉘었다. 이는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간 세력싸움의 연장선상에 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특정 후보 진영이 주동해 무리 지어 당대표를 공격하는 일이 없도록 자중하기를 바란다"며 "당대표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윤 전 총장 정반대편에 섰다.


유승민 전 의원도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어느 예비후보의 캠프든 당 지도부와 너무 갈등을 빚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고, 캠프 대변인인 김웅 의원은 "토론이 그렇게 두려우면 대선에 나오는 것 자체가 무리한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원희룡 전 지사는 "토론회가 당헌·당규상 아무 근거도 없는데, 그저 당대표의 아이디어라고 밀어붙이는 독단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이 대표를 비판했다. 원 전 지사는 "토론회를 놓고 홍준표-유승민 선배가 윤 전 총장을 공격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라며 "토론은 자신 있으니 정치 초년생을 짓밟을 기회를 잡으셨다는 것인가"라고도 했다.


이준석 대표가 "최고위원들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최고위에서 주말에 최대한 입장을 조율하겠다"고 밝힌 만큼 '경선 전 토론회'를 둘러싼 당내 불협화음은 이번 주말에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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