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구속기소…검찰 "재벌일가 예외처럼 비춰질 수 있어"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구속 후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됐다며 보석을 신청했다.
최 회장의 변호인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피고인이 70세의 고령으로 당뇨 등 질환이 있고, (구속 이후) 체중이 10㎏ 이상 감소하는 등 건강이 악화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기업집단의 총수 일가라는 이유로 아무런 근거 없이 (증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주요 임직원 증인 신문은 이미 이뤄졌고, 나머지 증인도 가까운 시일 내에 신문할 예정인 만큼 그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할 우려가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검찰은 "10년 넘는 징역형에 해당하는 혐의로 기소돼 보석이 불가능하다"며 "(보석을 허가하면) 자칫 재벌 일가에 예외를 허용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최신원 피고인이 증인을 회유한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주장하며 "구속 기간 만료를 앞두고 보석을 허용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법원이 보석을 허가하지 않더라도 최 회장은 조만간 석방된다. 최 회장은 올해 3월 구속기소 돼 내 달 초에 구속 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상 심급마다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는 최대 기간은 6개월이다. 선고 전에 구속 기간이 지나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
한편 최 회장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회사에 계열사 돈을 빌려줘 계열사에 손해를 끼치거나 자신이 납부해야 할 유상증자 대금을 내기 위해 법인 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있다.
횡령·배임 혐의 액수는 총 2235억 원에 달한다. 최 회장 측은 계열사 돈을 빌려준 것은 실질적으로 담보가 있는 대출이었다며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