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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안나오는 정유"…'석화·윤활기유'로 무게추 옮기는 정유사


입력 2021.08.10 10:56 수정 2021.08.10 10:56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非정유 사업 영업이익 비중 절반 넘어서…연말 석화 설비 준공으로 수익↑

정유사, 석화·윤활기유 외 수소 사업 '다각화'…정유 비중 갈수록 줄어들 듯

국내 정유4사 로고.ⓒ각사

정유사들이 올해 상반기 도합 4조원에 육박하는 영업흑자를 내며 지난해 5조원대 손실을 안긴 코로나19 여파로부터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상반기 실적은 정유 사업 보다는 석유화학과 윤활기유(윤활유 원료) 등 비(非)정유 부문의 선전에 주로 기인했다. 대규모 석화 설비 완공을 앞둔 정유사들은 수익 구조가 비정유 사업에 더 쏠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4개 정유사의 올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3조899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5조1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며 부진을 면치 못했던 정유사들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이 잇따라 반기 기준 최고 실적을 거두며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석유화학·윤활기유 부문이 정유사들의 실적을 탄탄하게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실제 에쓰오일의 상반기 석화·윤활기유 영업이익은 7057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58.8%를 차지했다. 회사 전체 매출액 비중으로는 28.3%로 적으나, 영업이익에서는 60%나 기여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상반기 영업이익 절반 이상이 석화·윤활기유(54.4%)에서 나왔다. 석화·윤활기유의 전체 매출 비중은 25.9%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의 상반기 석화·윤활기유 비중은 64.4%로 높았고, GS칼텍스의 비정유 사업도 40.9%의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이 같은 비정유 사업 호조는 국내외 정기보수 등으로 공급이 타이트해지면서 제품 가격이 강세를 나타낸 영향이 컸다.


현대오일뱅크는 2분기 벤젠·톨루엔·파라자일렌(BTX) 스프레드는 국내외 정기보수 및 미국 벤젠 공급 부족으로 시황이 개선됐고, 윤활기유는 정기보수 등으로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지속되면서 제품 가격 강세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PX(파라자일렌) 마진은 1분기 t당 191달러에서 2분기 235달러로 늘었고 BZ(벤젠) 마진은 1분기 196달러에서 2분기 360달러로 개선됐다. 윤활기유는 1분기 150N 마진이 t당 252달러에서 2분기 269달러로, 500N 마진이 t당 475달러에서 693달러로 상승했다.


에쓰오일 자회사 에쓰오일토탈윤활유(STLC)에서 생산 제품이 출하되고 있다.(자료사진)ⓒ에쓰오일

시황 호조에 힘입어 에쓰오일은 주요 설비를 모두 최대치로 가동하고 있다. 현재 올레핀 생산 설비 가동률은 109.7%이며, 윤활기유는 101%다.


하반기에도 비정유 사업이 정유사들의 실적을 견인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 사업은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최근 3달러대를 나타내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 불확실성이 상존해 석유제품 수요 회복을 장담하기 힘들다. 또 유가 변동이 잦아 하반기 유의미한 재고평가이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상대적으로 시황의 영향을 적게 받는 윤활유는 건설, 선박 분야 경기 개선으로 소비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윤활유 제품의 원료가 윤활기유로, 국내에선 SK루브리컨츠,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쉘베이스오일 등이 윤활기유를 생산한다.


아울러 올 연말 대규모 석화 설비 완공이 예정돼 있어 정유사들의 수익 개선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자회사 현대케미칼을 통해 원유 정제부산물을 활용해 석유화학제품 생산성을 높이는 HPC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오는 11월 상업생산 예정으로 완공시 에틸렌 75만t, 프로필렌 40만t, PE(폴리에틸렌) 85만t, PP(폴리프로필렌) 50만t, BD(부타디엔) 15만t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GS칼텍스 역시 2조7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에틸렌 70만t, 폴리에틸렌 5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생산시설(MFC)을 건설중이다. 투자금액은 2조7000억원이다.


정유사들은 석화·윤활기유 외에 신성장동력으로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GS칼텍스는 한국가스공사와 손 잡고 액화수소 생산·공급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양사는 가스공사의 LNG 인수기지 내 유휴부지에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연산 1만t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신설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소 드림(Dream) 2030 로드맵'을 통해 2025년까지 블루수소(생산 과정 중 탄소 배출 최소화) 10만t을 생산·판매할 계획이며, SK이노베이션은 국내 탄소 포집 및 저장(CCS) 사업을 위해 한국석유공사와 지난 5월 국책과제 협약을 맺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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