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탭탭 앱' 이번 달 말 서비스 종료
삼성페이 결제도 폐지…'원앱' 강화
"개방형페이 도입 시 앱 경쟁 격화"
삼성카드가 카드 애플리케이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기선제압에 돌입했다. 흩어져있던 서비스를 한데 모으고, 중복되는 기능을 줄여 하나의 앱을 발전시키자는 전략에서다. 올해 연말 카드사들이 빅테크에 대항하기 위해 개방형페이를 만들 것이 유력한 만큼 미리 앱 기능을 간소화해 소비자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이기도 하다.
10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자사 카드앱인 '삼성카드 탭탭(taptap) 앱'을 오는 31일까지만 운영한다. 탭탭 앱에서 제공되던 모든 서비스는 기존 '삼성카드 앱'으로 편입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삼성카드가 앱을 하나로 통합하는 이유는 소비자 접근성을 용이하게 개선하기 위해서다. 기능을 분리한 앱을 2~3개 보유하는 것보다 앱 하나에 여러 서비스를 탑재하는 '원 앱' 전략이 소비자 유치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전략을 극대화하기 위해 삼성카드는 앞서 이번 달 3일부터 삼성카드 앱에서 삼성페이 결제 서비스도 종료했다. 카드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대세로 자리 잡은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 비대면 간편결제 시장을 확장해왔다.
이 같은 삼성카드의 결정은 기존 카드사의 확장 정책과 정반대되는 모양새다. 삼성카드가 앱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폐합하고, 간편결제 업체와의 제휴를 종료하는 이유는 독자적인 간편결제 앱을 출시하겠다는 전략에서다.
아울러 올해 연말로 예정된 카드사들의 개방형 페이 출시에 앞서 자사 앱 고객을 우선 확보하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각 카드사가 제공하던 앱카드 및 간편결제(페이) 서비스는 자사 카드를 통한 결제만 허용했다. 삼성카드 앱에서 카드나 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삼성카드' 상품만 등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난달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농협카드 등 전업카드사가 날이 갈수록 커지는 간편결체 업체 영향력에 대항하기 위해 카드사 간 상호 결제 수단을 앱에 등록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나서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카드업계가 준비하고 있는 개방형 페이 인프라가 구축되면 삼성카드 앱에서 자사 상품뿐 아니라 신한, 현대카드 등 다른 회사 상품도 등록해 결제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카드 상품 자체의 혜택과 함께 앱을 사용하는 소비자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향후 수익성으로 연결될 수 있는 셈이다. 앱 이용자가 많을수록 자사 제품 홍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속해서 확대되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5591억5800만원 규모이던 간편결제(전자지급결제대행) 금액은 올 1분기 7605억5500만원으로 36.0%(2013억9700만원) 늘어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서비스 통합 결정을 내리면서 간편결제 전환을 내세운 카드업계 발 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신한, 국민도 타사 카드를 신규결제 수단으로 허용하면서 개방형 페이가 도입될 경우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전략 다툼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