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노조, 10일 파업 찬반투표…쟁의권 확보 눈앞
한국GM 노조, 1차 합의안 부결로 강경세 전환 가능성
르노삼성 노조, 이번 주 합의 불발시 쟁의권 재확보 나설 듯
8월 첫째 주 가동을 멈추고 여름휴가를 즐긴 완성차 업체들이 오는 9일부터 일제히 업무에 복귀해 공장을 재가동한다. 아직 임금협상(임협) 교섭을 마무리 짓지 못한 업체들도 있어 휴가 기간 잠시 소강상태였던 노사 갈등도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와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는 이번 주 교섭 일정을 잡고 임금인상안에 대한 노사간 이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여름휴가 전 교섭 타결에 성공했고, 쌍용자동차는 법정관리 체제 하에서 자구안의 일환으로 교섭 없이 올해 임금‧복지 조건을 2019년 수준으로 동결했다.
기아 노조, 파업 찬반투표로 사측 압박…현대차와 동일 수준 타결 가능성도
기아의 경우 아직 사측이 제시안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노조는 오는 1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 ‘휴가 복귀 후 파업’ 사태도 우려된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0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으며, 이번 주 휴가 쟁의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 현대차와 동일한 조건에 타결해왔던 전례를 감안하면 미타결 3사 중 가장 빠르게 마무리 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아 사측은 교섭 재개와 함께 현대차 타결 내용과 동일한 수준(기본급 월 7만5000원 인상, 성과급 200%+350만원, 격려금 230만원, 주식 5주, 주간연속2교대 포인트 20만 포인트, 재래시장상품권 10만원 등)의 제시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 노조는 휴가 전 소식지를 통해 현대차 노사가 합의한 연간 임금성 총합이 1인당 평균 1806만원이라고 전하며 조합원들에게 여름휴가 이후 교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대 쟁점은 노조 별도요구안에 포함된 ‘신규인원 충원’이 될 전망이다. 기아 노조는 퇴직에 따른 인원 자연감소분을 충원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올해 임협 마무리는 없다며 서울 양재동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측은 전기차 전환에 따른 생산직 수요 감소를 이유로 신규인원 충원에 난색을 표해왔다.
원점으로 돌아간 한국GM 교섭, 2차 잠정합의안 마련 여부 촉각
한국GM은 노사간 1차 잠정합의안까지 마련했었다가 지난달 27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되며 교섭이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노조는 이번 주 확대간부합동회의, 교섭대표 회의와 쟁대위 회의 등을 열어 교섭 방향과 투쟁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측과 합의안을 도출했던 노조 집행부로서는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모양새라 진일보된 2차 잠정합의안 마련이 여의치 않을 경우 강경세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GM 노조는 이미 지난달 조합원 찬반투표와 중노위 쟁의 조정 중지 결정 등으로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부결된 1차 잠정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기본급 3만원 인상(호봉승급 포함), 일시·격려금 450만원 지급 등이었다. 인당 평균 지급액이 1800만원에 달하는 현대차의 교섭 결과를 본 한국GM 노조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교섭 타결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다만 찬반투표에서 반대가 51.2%(3441표)로 찬성(48.4%, 3258표)과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사측이 노조 집행부의 면을 세워줄 만한 추가 제시안을 내놓을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르노삼성 노사, 2년치 교섭 막판 이견 조율…이번주 고비
지난해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르노삼성은 사측이 휴가 직전인 지난달 26일 올해 임협까지 포함한 2년치 통합 제시안을 내놓은 상태다.
노사는 사측 제시안을 놓고 28일 밤늦게까지 사흘 연속 집중 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에는 실패했다. 사측은 2020·2021년 임단협을 통합 교섭하고 2년치 기본급을 동결하되, 이에 따른 보상금 200만원과 생산성 격려금 1인당 평균 200만원 등 총 800만원의 일시금을 지급할 것을 제시했다.
노조는 지난해와 올해 기본급을 동결하면 2018년부터 4년 연속 동결하는 것이라며 반대급부로 일시금을 더 높여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측이 부산공장 유연성 확보를 위해 내년 2월까지 부품 수급 등에 따른 가동 중단시 개인 연차 5일을 소진할 것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다.
현재 르노삼성의 대표노조는 지난 6월 제3‧4노조의 재교섭 요구에 따른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로 인해 지난해 임단협 당시 확보했던 쟁의권을 상실한 상태지만, 이번 주 속개되는 교섭이 지지부진할 경우 다시 쟁의권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휴가 전 마지막 교섭이었던 지난달 28일 노사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음에도 ‘결렬’ 대신 ‘정회’를 선언하고 휴가 뒤 속개하기로 한 만큼, 이번 주 중으로 합의안이 도출될 가능성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