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1인당 객단가 높이기 위한 노력에 ‘사활’
1인가구 위한 전용 메뉴 출시에 사이드 개발까지
성장하는 수제맥주 판매에도 적극…자체 앱 강화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배달 수요 증가로 때 아닌 특수를 맞고 있는 치킨업계가 최근 사업 다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로운 ‘캐시카우’를 육성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 내겠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목표다.
치킨업계 ‘빅3’라고 불리는 교촌에프앤비·BHC·제너시스BBQ의 행보를 보면 치킨이라는 메인 메뉴를 중심으로 사업의 반경을 넓히고 있다. 사이드 메뉴부터 맥주까지 경쟁이라도 하듯 잇달아 신사업 계획을 내놓으며 수익성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이들은 치킨 사업 하나만으로 연간 수천억원대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다만 치킨 사업은 진입 장벽이 낮은 것이 문제다. 누구나 창업하기가 쉬워 해를 거듭할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 이들이 처한 현실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477개로 전년 438개 대비 8.9% 증가했다.
가맹점수는 2019년 기준 2만5471개로 전년 2만5188개 대비 1.1% 늘었다. 전체 프랜차이즈의 무려 20%가 ‘치킨집’인 가운데, 신흥강자 역시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치킨업계에서는 향후에도 관련 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매년 닭고기 소비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해외 대비 1인당 소비량도 높은 편이다. 통계청의 ‘통계로 본 축산업 구조 변화’를 보면 닭고기 1인당 연간 소비량은 1980년 2.6㎏에서 2018년 14.2㎏으로 늘었다.
최근 대형 치킨업체들은 포트폴리오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 치킨 가맹점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성도 떨어져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무분별하게 가맹점 늘리기보다는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고 사업구조를 안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인 예가 1인 가구 공략이다. 최근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편의점 조각 치킨이 인기를 끌면서 아예 관련 수요를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프랜차이즈 치킨 매장에서는 마리 단위로 구입해야 하지만 편의점에서는 조각으로 원하는 부위만 살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최근 bhc치킨은 1인가구 전용 메뉴 4종을 선보였다. 반 마리 치킨에 사이드 메뉴와 콜라로 구성해 판매에 나서기 시작했다.
앞서 BBQ치킨도 지난해부터 1인 가구가 밀집돼 있는 일부 지역 내 매장 단위로 1인 메뉴를 기획·구성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가속 페달을 밟고 있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맹점주를 통해 반 마리 세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문의가 많다는 의견을 전해 듣게 됐다”며 “1인 가구 증가와 배달 소비 확산으로 세분화된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켜 고객 만족도와 가맹점 매출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사이드 메뉴 확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배달앱 수수료와 배달 대행비 부담이 커지자 주 메뉴와 함께 주문할 수 있는 사이드 메뉴 판매를 늘려 수익을 높이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사이드 메뉴가 잘 갖춰져 있는 경우 치킨을 두 마리 시키기는 부담스러운 고객이 치즈볼 등 사이드 메뉴를 하나 더 주문하는 효과가 나타나 매출상승에 도움이 된다.
1인가구를 겨냥한 가정간편식(HMR)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가장 먼저 신사업 전쟁의 포문을 연 곳은 업계 1위 교촌이다. 지난해 10월 매출을 다변화하겠다고 밝히며 다양한 신사업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교촌은 2018년부터 HMR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사업 준비에 착수했다. 유통 사업 부문을 신설해 제품 개발과 라인업 구성을 위한 기반을 다져 왔다. 현재 닭을 활용한 볶음밥·주먹밥 등 70여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BBQ는 수익성 증대를 위해 ‘치맥’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치킨과 시너지 효과가 큰 수제맥주는 마진율이 높은 게 강점이다.
지난해 '주류 규제 개선 방안' 시행으로 주류 배달이 가능해지면서 업계에서는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으로 바라보고 있다.
업계 전반적으로 가맹점 수익 보존을 위해 자체앱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배달앱을 통한 주문이 늘어날수록 점주의 수수료 부담도 증가하는데, 이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치킨업계에서 사이드 메뉴 개발과 신사업 진출 및 자체앱 개발 등의 행보가 이어지는 이유는 결국 가맹점 수익성 개선에 방점이 있다”며 “치킨가격은 그대로인데 최근 배달 수수료부터 각종 물가인상까지 이어지면서 가맹점주의 이윤이 크게 줄어 1인당 객단가를 높이기 위해 본사차원에서 다각도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