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최상단 49만8000원 확정
시총 24조 상회, 넥슨 제치고 1위
크래프톤의 공모가가 최상단으로 확정됐다. 기관은 배틀그라운드의 수익성과 향후 사업확장 가능성을 높게 쳤다. 다만, 높은 공모가는 상장 후 되레 독이 될 수도 있다. 업계 대장주로 출발 후 하락세를 탔던 하이브 상장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수요예측을 바탕으로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협의후 공모가를 공시했다. 공모가는 희망가 밴드 최상단인 49만8000원으로 확정됐다.
공모가를 바탕으로 한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은 24조3512억원에 달할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상장과 동시에 넥슨(21조7000억원), 엔씨소프트(17조7000억원)를 제치고 단숨에 대장주로 등극할 전망이다.
크래프톤 몸값 책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배틀그라운드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의하면, 중국 등 제3자 안드로이드 마켓을 제외한 올해 1분기 글로벌 모바일 배틀로얄 게임별 일평균 매출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92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증권가는 모바일 배틀그라운드의 시장 경쟁력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2163억원으로 전망된다. 특히 모바일 매출비중은 8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달리말하면 매출 구조에서 배틀그라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컨텐츠 하나가 유달리 비중한 종목의 상장 후 부침 사례는 이미 나왔다. 방탄소년단(BTS)을 등에 업은 하이브다.
하이브는 지난해 10월 중순 '빅히트'로 코스피시장에 상장했다. 하이브는 상장과 동시에 엔터테인먼트 대장주로 등극했다. 시초가 기준 빅히트의 시총은 약 11조8800억원으로 당시 3대 기획사 'JYP·YG·SM'의 합산 시총 약1조5700억원의 6배 수준에 달했다.
하이브는 상장 첫날 기대와 달리 시초가(27만원) 대비 4.44% 떨어진 25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다음날에는 22.29% 내린 19만8495원에 장을 마쳤고, 이후 하락을 거듭해 44.96% 내린 14만580원으로 10월을 넘겼다.
하이브도 당시 고평가 논란이 있었다. 하이브는 공모가 밴드를 제시하며 네이버, 카카오를 비교 종목에 포함시켰다. 플랫폼 사업의 성장을 들면서다. 크래프톤이 비교 대상 종목으로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그룹을 포함시킨 것과 판박이다.
시장은 하이브의 경쟁력이 BTS에 있다고 봤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당시 "한국의 비틀즈인 BTS는 홀로 주식시장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하이브는 이후 사업확장을 통해 고평가 논란을 스스로 불식시키고 있다. 위버스(Weverse)의 사업 진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이타카홀딩스'를 인수·합병(M&A)하며 계속해 덩치를 키우고 있다. 하이브는 올해 들어 주가를 90% 가까이 띄웠다.
크래프톤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글로벌 인수합병(M&A)에 70% 가량을 활용해 회사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하이브의 사례처럼 당장의 고평가 논란을 벗어나기 위해선 사업확장이 중요할 전망이다.
안지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이후 상장한 대형 IPO 종목들의 상장 직후 단기 주가 흐름을 보면 상장 첫날 급등했다가 주요 지수 편입 전까지 시장 대비 부진한 수익을 보이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