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모더나 공급 물량 등 공개
비밀유지협약 위반?…정부 "유감"
위반시 물량 조정 등 페널티 가능성
野 "송영길 입이 또 화를 자초"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모더나 백신 공급 지연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공급 물량을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간 정부는 백신 도입 정보공개 요구에도 제약사와의 ‘비밀유지협약’을 이유로 자세한 물량과 도입 시기 등을 공개하지 않았었다.
2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송 대표는 “우리나라가 원래 (7월) 25일 75만 도스, 31일 121만 도스해서 총 196만 도스를 받기로 한 게 연기가 됐다”며 “어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모더나 존 로퍼 부회장과 생산 책임자와 긴급히 영상통화를 했고, 다음 주에 제공받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또한 “8월에 850만 도스는 예정대로 들어온다고 한다”며 “최선을 다해서 접종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입이 지연된 날짜와 물량, 8월 공급 예정 물량을 집권여당 대표가 공개한 셈이다.
방역당국은 난색을 표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기본적으로 세부적인 월별, 일자별 백신 물량 공개는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공개 대상 범위가 아니다”고 말했다.
송 대표가 연기된 모더나 도입 물량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부분들이 다른 경로로 공개된 것에 대해서는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서도 다소 유감을 표하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공급 지연과 재도입 상황이 처음이어서 ‘비밀유지협약’ 위반인지는 살펴봐야 한다는 게 방역 당국의 입장이다. 비밀유지협약 위반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위반으로 판정될 경우, 공급 물량이 조정되거나 최악의 경우 공급은 중지되고 대금만 납부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손 반장은 “다음 주 공급하기로 한 물량 자체도 비밀유지 협약의 대상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확약된 물량이 연기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고, 연기 물량에 대해 재공급 일정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비밀유지 협약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지 등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그토록 구체적인 백신 수급 계획을 제시해달라고 해도 비밀유지협약을 이유로 함구했지만, 국가적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설명에 국민들은 인내했다”며 “만에 하나 협약 위반의 이유로 대금은 대금대로 지불하고 백신 공급이 중단되거나 연기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황보 대변인은 그러면서 “언제까지 국민들이 집권여당 대표의 입을 바라보며 불안해하고 걱정해야 하느냐. 이제는 걱정을 넘어 분노가 치밀 지경”이라며 “여당 대표의 실언을 방역당국이 수습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아이러니”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