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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유엔군 참전용사에 훈장 수여…역대 최초


입력 2021.07.27 10:52 수정 2021.07.27 10:52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카폰 신부·칸 장군 가족에 각각 훈장 전달

文 "자유·평화 수호 정신 영원히 기억되길"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9번째 '유엔군 참전의 날'을 맞은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유엔군 참전용사 훈장 수여식을 가졌다. 문 대통령이 유엔군 참전용사에게 직접 훈장을 수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문 대통령 내외와 훈장 수상자인 고(故) 에밀 조세프 카폰 신부의 유족 및 콜린 니콜라스 칸 장군의 가족, 유엔군 사령관 및 부사령관,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한 교황청 대사 대리, 기독교·천주교·불교·원불교 군종교구장, 주한 미국대사 대리, 주한 호주대사, 국가보훈처장 및 국방부 장관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카폰 신부님과 칸 장군께 우리 국민을 대표해 훈장을 수여한다. 그동안 '유엔군 참전의 날'에 국무총리가 수여했는데, 오늘은 제가 역대 대통령 최초로 영광스러운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며 "자유와 평화를 수호한 두 분의 정신이 우리 국민의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카폰 신부는 1950년 7월 15일 6·25전쟁에 군종신부로 파병되어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박애를 실천한 '6.25전쟁의 성인'으로 불린다. 그는 전쟁 중 조국으로 탈출할 수 있는 몇 번의 기회를 거절하고 자진해서 전선에 남아 부상자를 돌보다 1950년 11월 중공군에 의해 포로로 잡힌 후 포로수용소 내 부상 당한 병사들을 돌보는 등 군종 신부로서의 사명을 다하다 1951년 5월 23일 포로수용소에서 사망했다.


칸 장군은 1952년 7월, 호주왕립연대 1대대 소대장으로 참전하여 최전방 정찰 임무 수행 중 적군의 총탄에 폐 손상을 입었다. 칸 장군은 호주로 귀국한 후에도 6·25전쟁의 참상과 한국의 발전상을 알리는 민간외교관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으며, 호주 캔버라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 건립(2000.4.18.)에 크게 기여하는 등 한국· 호주 간 우호관계 증진에 힘썼다.


문 대통령은 "카폰 신부는 부상당하고 포로가 된 극한 상황에서도 자유와 평화, 신앙을 지키는 굳건한 용기를 보여주셨고, 부상자들을 돌보고 미사를 집전하며 적군을 위해 기도하는 지극한 사랑을 실천하셨다"며 "우리 국민들은 신부님의 삶에서 희망의 힘을 지닌 인류애를 만날 수 있었고 신부님의 정신은 대한민국 가톨릭 군종의 뿌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칸 장군에 대해서는 "한국전쟁 때 파병된 호주군은 영연방군과 함께 1951년 4월, 가평에서 사흘 밤낮으로 싸워

적군의 서울 진입을 막아냈다. 칸 장군은 용맹한 호주왕립연대 소대장이었다"며 "1952년 11월, 심각한 부상으로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전쟁 후에는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호주 전역에 알리는 일에 앞장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카폰 신부와 칸 장군을 비롯한 스물두 개 나라 195만 유엔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은

대한민국의 긍지이자 자부심이 되었다"며 "정부는 '참전으로 맺어진 혈맹의 인연'을 되새기며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제사회와 연대하고 협력하여 코로나와 기후변화 같은 세계가 직면한 위기도 함께 헤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카폰 신부 유족에게는 6·25전쟁 당시 사용되었던 미군 철모를 활용, 카폰 신부가 착용하던 십자가달린 철모를 구현한 기념물을 선물했다. 철모에는 ’자유와 평화를 위한 거룩한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We will never forget his divine devotion to peace and freedom)’라는 문구를 새겼다. 칸 장군 가족에게는 호주군이 참전했던 가평전투를 기리고자 가평석을 활용하여 국가유공자 명패를 모티브로 한 기념석패를 선물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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