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1조2143억…전년比 48%↑
디지털·ESG '혁신 경영' 드라이브
IBK기업은행이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순항에 힘입어 과감한 인적 쇄신으로 혁신 경영에 시동을 건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행보에는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21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기업은행 측은 초저금리대출 등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확대를 통한 대출자산 성장,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한 거래기업 실적개선, 수익원 다각화 노력에 따른 자회사의 양호한 실적 등을 이익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기업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9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6% 늘며 200조원에 육박했다. 거래 중소기업수도 199만9000개로 200만개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미래위험에 대비해 추가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실적 개선 등으로 대손비용률은 역대 최저수준인 0.31%를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5%, 총 연체율은 0.31%로 1년 전보다 각각 0.23%p, 0.13%p씩 하락하며 양호한 건전성을 나타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자회사 출자효과가 본격 활용되는 하반기에도 양호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제도와 하반기 새로 도입되는 금융주치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실적을 등에 업고 윤 행장의 조직 혁신에도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윤 행장은 최근 실시한 올해 하반기 인사에서 40대 지점장과 공모점포장을 발탁하고, 밀레니얼 세대 팀장(39~42세) 승진을 단행하며 눈길을 끌었다.
여성 승진도 확대됐다. 여성 본부장을 영업점과 본부에서 각각 한 명씩 선임하고, 지점장의 경우 역대 최대인 24명이 승진함으로써 향후 여성 간부 후보자 기반을 마련했다.
윤 행장은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가 시스템으로 정착될 수 있는 인사스코어 제도도입, 인공지능 기반 인사이동 프로젝트 추진 등을 통해 인사 혁신을 완성할 계획"고 설명했다.
윤 행장은 이처럼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 넣는 인사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은행으로의 도약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21일 비대면으로 열린 전국 영업점장 회의에서 하반기 중점 추진사항으로 ▲디지털전환 가속화와 혁신금융 성과 창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쟁력 확보와 윤리경영 실천 ▲위기극복을 위한 여신지원 및 건전성 관리 ▲바른경영 실천을 제시했다.
윤 행장은 이 자리에서 "디지털 전환과 ESG경영 등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영업점장이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