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공모가 최상단 전망
시총 업계 최고 25조 예상
한한령 와중 실적개선 관건
크래프톤이 2주 간 진행된 수요예측의 마지막 날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뱅크에 이어 수요예측 흥행을 이어가며 기업공개(IPO) 슈퍼위크 분위기를 고조시킬지 관심을 모은다.
'차이나 리스크'를 넘을지도 주목된다. 게임업계는 지난 2016년 이후 한한령에 막혀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중국시장 진출의 한계를 어떻게 판단할지는 수요예측 결과로 나타날 전망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다음날 수요예측을 마무리하고 공모가를 확정한다. 크래프톤은 지난 14일부터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수요예측이 끝나면 다음달 2~3일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크래프톤이 기관에 배정한 물량은 475만9826~649만672주다. 이는 전체 공모 주식 수(865만4230주)의 55~75% 해당하는 규모다.
크래프톤이 제시한 희망 공모가 밴드는 40만~49만8000원이다. 당초 45만8000~55만7000원에서, 공모가 산정의 구체적인 근거를 대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10%가량 낮춰 잡았다.
공모가 밴드가 낮아지며 흥행에는 오히려 파란불이 들어왔다.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수요예측 시작일인 14일 하루동안에만 총 공모물량의 3배를 상회하는 규모의 청약 주문을 확보했다.
업계는 현재의 흐름이라면 크래프톤의 주당 공모가가 상단 이상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단순계산으로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24조351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넥슨(약 21조원)과 엔씨소프트(약 18조원) 등 경쟁사 시총을 넘어서는 규모다.
다만, 수요예측이 차이나 리스크를 얼마나 반영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게임업계 최대 시장인 중국이 여전히 한한령으로 막혀있어 기관투자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증권신고서에서 차이나 리스크를 직접 언급했다. 크래프톤은 "향후 중국 내에서 게임 관련 규제가 확대되거나 중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경우 영업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주주의 실적이 회사의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분도 눈 여겨 볼 부분이다. 크래프톤의 2대주주는 텐센트의 자회사 이미지프레임인베스트먼트다. 이미지프레임인베스트먼트는 크래프톤의 지분을 15.35%나 가지고 있다.
크래프톤은 현재 텐센트가 중국 시장에서 개발 서비스하고 있는 '화평정영'에 대해 기술 서비스 제공으로 수수료를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수수료가 크래프톤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예측 결과를 투자자들이 어떻게 판단할지도 관심사다. 동종업계 대어였던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수요예측에서 14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IPO 사상 최고 경쟁률을 경신했다.
당시,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직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상장일 따상 후 다음날 상한가를 찍었다. 그러나 이후 10거래일 간 주가가 내리 하락했다.
크래프톤 역시 이전의 사례를 답습할 가능성이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보호예수 확약을 거는 만큼 상장 직후 유통 가능 주식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상장한 대형 IPO 5종목의 보호예수 미확약 비율은 평균 29.4%였다. 크래프톤의 보호예수 미확약 비율이 이전 사례와 유사한 30% 부근일 경우 유통 가능 주식 비중은 35%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