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 업체 중 한 곳인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사내 성차별 및 성희롱을 이유로 캘리포니아 주 정부 기관으로부터 피소됐다.
22일(현지 시간) CNN방송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공정고용주택국(DFEH)은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성차별적인 남성 위주의 문화를 방치해 주법을 위반했다면서 피해 직장 여성들에 대한 보상과 시정 명령을 요구하는 소송을 최근 로스앤젤레스 현지 법원에 제기했다.
DFEH 측이 LA 고등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직원 중 20%를 차지하는 여성 직원은 지난 2년 동안 보수, 직무 배정, 승진, 해고 등의 인사 전반에 걸쳐 불이익을 겪었다. 회사 임원들은 이를 알고도 적절한 대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불평한 여성들에게 되레 앙갚음 했다.
또한 DFEH는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프랫보이 (Frat boy) 문화를 조장했다"고 밝혔다. 프랫보이란 남성성이 강하고 성적으로 문란한 남자 대학생을 뜻하는 말이다.
이어 DFEH는 고소장에 액티비전 블리자드 임원들은 여성 직원들을 성희롱했고, 남성 직원들은 여성 직원들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간 해당 업체 남성 직원들은 근무 시간에 게임을 하며 여성 직원에게 업무를 떠넘기고, 성폭행에 대한 음담패설을 공개적으로 했다. 또한 어린이집에 자녀를 데리러 갔다는 이유로 비난을 하고 회의실이 필요하다며 수유실에서 여성 직원을 쫓아내기도 했다.
이에 더해 DFEH는 "해당 업체의 한 여성 직원은 남성 상사와 출장 중 성관계를 가졌고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회사 내 파티에서 남성 직원들이 고인의 누드 사진을 돌려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이는 블리자드의 과거를 왜곡하고 있으며 대부분 거짓"이라며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이어 "직원들에게 사내 괴롭힌 방지 교육을 했으며, 사내 문제를 조사하는 비밀 보고 핫라인 담당 팀을 만들었다"며 "우리 회사와 산업에서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위나 괴롭힘이 용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액티비전 블리자드 측의 반박 성명에도 불구하고 소셜미디어에는 해당 업체 직원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블리자드에서 13년간 일하다 작년에 퇴사한 한 여성은 "나는 남성 상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직원 중 한 명이라며 "퇴사 전까지는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무 말 못했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한 한 여성도 "이는 정말 오랜 기간 이어져 온 것"이라며 "재직 당시 게임 라운지에서 성관계를 목격하지 않은 사람, 사내 성희롱을 당하지 않은 여성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고 전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자회사 액티비전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를 가지고 있는 게임 기업으로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하스스톤 등 다양한 인기 게임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