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포 사일리지, SK폴리머 담는 업사이클 패키징으로 재탄생
SK종합화학이 기존 석유화학 산업을 친환경 사업으로 전환하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필두로 플라스틱 재활용 생태계 조성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같은 일환으로 SK종합화학은 유통업계, 캠핑업계 등과 협력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을 개발하는데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흔히 논밭의 마시멜로(Marshmallow), 공룡알이라고 불리는 ‘곤포 사일리지(Silage)’는 재배 및 수확을 마친 작물의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 작물을 흰색 비닐(곤포)로 여러 겹 감아 포장한 것을 말한다.
‘곤포 사일리지’에 사용되는 비닐은 접착력이 강한 특성 때문에 재활용이 어려워 사용 후 농가에 그대로 방치되거나, 논 또는 밭에서 자체 소각돼 화재 발생과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
이렇게 버려지는 사일리지용 폐비닐(이하, 폐사일리지)은 국내에서만 연간 약 1200t 규모에 달해 환경오염 원인으로 지목된다.
SK종합화학의 협력사인 ‘동민산업’은 논과 밭에 버려지는 폐사일리지의 약 50%를 수거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이 중 일부를 재활용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SK종합화학은 폐사일리지와 석유에서 추출된 원료를 결합해 만든 플라스틱인 신재(Virgin plastic)를 혼합해 사일리지 업사이클 원단을 만들어낸다. 폐사일리지가 작은 알갱이 형태의 사일리지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펠레타이징(Pelletizing)’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특유의 냄새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없애는 것이 폐사일리지 업사이클 기술의 핵심이다.
SK종학화학은 동민사업과 협업해 냄새를 제거해 사일리지 업사이클 원단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원단은 고성능 폴리에틸렌인 넥슬렌을 담는 포대를 제작하는 데 활용된다.
넥슬렌은 SK종합화학이 2010년 말 국내 기업 최초로 촉매·공정·제품 생산 등의 전 제품 생산 과정을 100% 독자기술로 개발한 고성능 폴리에틸렌 소재로, 주로 섬유, 페트병 등의 제품 생산과정에 사용된다.
이 업사이클 포대는 기존의 포대가 100% 저밀도 폴리에틸렌인 m-LLDPE으로만 만들어지는 것과 달리, m-LLDPE 65%와 사일리지 업사이클 원단 35%를 혼합해 기존 보다 약 25%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있다.
SK종합화학은 “사일리지 업사이클링 원단은 표면이 코팅돼 있어 내구성과 탄성 복원 능력이 뛰어나며, 이 원단으로 제작한 완제품은 반복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SK종합화학은 넥슬렌 외에도 SK종합화학이 생산하는 화학 소재인 ‘SK폴리머’의 해외 수출용 포장재를 만드는데 사일리지 업사이클 원단을 적용할 예정이다.
또 SK종합화학은 이 원단을 SK이노베이션, SK종합화학, 한국도로공사 등의 협의체가 올 여름 199개 전국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시행하는 ‘휴(休)-사이클’ 캠페인의 경품을 제작하는 데 적용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이 육성하는 친환경 사회적기업 ‘우시산, 라잇루트, 몽세누’도 이 원단을 사용한 친환경 업사이클 제품을 개발 중이다.
현재 SK종합화학은 멸균팩을 재활용해 물류용 파렛트, 옷걸이 등을 제작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향후 SK종합화학은 멸균팩의 구성 성분 중 재활용이 어려운 폴리알루미늄(PolyAl)을 활용해 제작한 옷걸이를 국내외 패션 브랜드와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등에 납품할 계획이다.
SK종합화학은 등산/캠핑 전문 브랜드인 ‘미니멀웍스’와 버려진 플라스틱을 업사이클 폴딩박스로도 재탄생시켰다.
SK종합화학은 기존 플라스틱과 동일한 물성을 지닌 재사용 폴리프로필렌 (Recycled Polypropylene, 이하 R-PP)을 개발해 미니멀웍스의 업사이클 제품인 ‘폴딩박스 에코’에 적용했다.
보통 음식물 포장재 등으로 사용하는 폴리프로필렌은 다른 플라스틱 소재와 비교해 재활용률이 떨어지고, 재활용을 하더라도 강도가 낮아지는 등 품질이 떨어져 저부가가치 용도로만 한정적으로 사용해왔다.
캠핑용품인 폴딩박스는 접고 펼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조립이 필요한 폴딩박스의 구조적 특징 때문에 강도가 약한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해 만들기는 어려웠다.
SK종합화학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포뮬레이션(formulation) 기술을 적용해 강도 등 물성이 기존 플라스틱 만큼이나 우수한 R-PP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폴리프로필렌 소재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폴딩박스 제작이 가능해진 것이다.
SK종합화학은 “R-PP는 강도 등 물성이 우수할 뿐 아니라, 기존 플라스틱 소재와 비교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80%까지 줄일 수 있어 친환경적인 소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