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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자금 조달 안전성 '역대 최악'


입력 2021.07.23 06:00 수정 2021.07.22 11:19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평균 NSFR 106.5% '사상 최저'

코로나發 불안에 돈줄 찾기 난항

국내 지방은행 순안정자금조달비율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지방은행들의 자금 조달 안정성이 역대 가장 나쁜 수준까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이후 금융 시장의 불안이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돈줄을 찾기가 어려워진 탓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금융사들의 자금 관리가 새로운 숙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대형 시중은행들보다 기초체력이 약한 지방은행들이 먼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 등 6개 지방은행의 평균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06.5%로 전년 동기 대비 4.5%p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NSFR이 떨어졌다는 것은 은행의 자금 조달 리스크가 커졌다는 의미다. NSFR은 은행이 영업에 필요한 안정적인 자금원을 확보하도록 유도해 자금 조달 위험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2018년 국내에 도입된 제도로, 안정자금 가용 금액을 안정자금 조달 필요 금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은행별로 봐도 흐름은 대부분 마찬가지였다. 우선 부산은행의 NSFR이 104.6%로 같은 기간 대비 4.2%p 떨어지며 최저를 기록했다. 제주은행 역시 105.9%로, 전북은행도 106.2%로 각각 9.2%p와 2.0%p씩 해당 수치가 하락했다. 이밖에 광주은행은 107.9%, 대구은행은 108.8%로 각각 7.3%p와 4.9%p씩 NSFR이 낮아졌다. 조사 대상 은행들 중에서는 경남은행의 NSFR만 105.9%로 0.9%p 높아졌다.


◆대출도 예금도 한계 '딜레마'


이처럼 지방은행의 자금 조달 압박이 커지고 있는 배경에는 코로나19 충격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이 NSFR을 개선하려면 확실한 유동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자산을 많이 확보하거나 고객들로부터 대량의 장기 예금을 유치해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금융 시장의 불안이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안전 자산들마저도 변동성이 커진 실정이다. 또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기조가 심화하면서 예금 영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전국구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지방은행의 어려움은 더욱 두드러진다. 비대면 금융 서비스의 확대 등으로 날이 갈수록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지방은행의 현실이 자금 조달에서도 관측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의 올해 1분기 말 평균 NSFR은 110.0%로 지방은행에 비해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이들의 NSFR 역시 1년 전과 비교하면 0.5%p 낮아지긴 했지만, 하락폭을 최소화하며 지방은행과 격차를 벌린 모양새다.


NSFR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금 회수가 용이한 단기대출을 확장하거나 예금 영업을 통해 중장기적인 자금 조달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과도하게 불어난 가계부채에 대해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대출을 눈에 띄게 확대하기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예금을 확대하자니 0%대까지 떨어진 금리가 걸림돌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제로금리가 현실화한 가운데 예금을 늘리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은행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NSFR을 개선하려면 은행 실적에 어느 정도 부정적인 영향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코로나19 이전부터 영업이 위축돼 온 지방은행들로서는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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