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2010년 3배 기록
“공모가 하향하며 상장 시도”
올해 하반기에도 조 단위 규모의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속출하면서 역대급 큰 장이 예고됐다. 증시 활황 속 IPO 열풍은 공모주 청약 대란으로 이어지며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다만 공모가 부풀리기 논란과 개인의 묻지마식 투자 행태 등 잡음도 연일 확산되고 있다. IPO 시장이 시중 유동성을 끌어 모으며 급격하게 성장한 가운데 투자 열기가 지속될 수 있을지 진단했다. <편집자주>
올해 상반기 뜨거웠던 공모주 투자 열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IPO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증시 활황을 타고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대규모 IPO가 집중되며 연간 IPO 조달 자금이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시장 과열이 지속되면서 이러한 열기가 꺾이고 증시도 조정을 받을 것이란 우려 역시 제기된다.
◆IPO 역사상 최대어 LG엔솔 등판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공모금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 기업들이 공모를 통해 조달한 금액은 5조7000억원이다. 하반기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카카오뱅크, 현대중공업 등 몸값 1조원이 넘는 기업 10곳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연간 공모액은 3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역대 최대였던 2010년(10조907억원)의 3배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국내 공모주 역사상 최대어로 꼽힌다. LG화학의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공모액만 10조원대로 사상 최대 규모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업가치는 최소 80조원에서 최대 102조원까지 거론됐다. 코스피 시가총액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약 87조3603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는 오는 20~21일 국내 기관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나선다. 희망 공모가는 주당 3만3000~3만9000원이고 공모 규모는 최대 2조5525억원이다. 공모가 기준 시총은 최대 18조5300억원 수준이다. 이밖에 현대중공업, 한화종합화학, 일진하이솔루스, 롯데렌탈, 시몬트액세서리컬렉션, HK이노엔, 넷마블네오 등 굵직한 대어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상장 예정인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과 간편결제업체 카카오페이도 조 단위 대어급으로 꼽힌다. 다만 금융감독원이 카카오페이에 대해서도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기로 하면서 사측의 상장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앞서 지난달 말 금감원은 크래프톤과 SD바이오센서에 대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청, 두 회사가 공모가를 하향조정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카카오페이에 대해서도 공모가 산정 기준을 보완하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IPO 흥행 열기가 이어지면서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적정 기업가치를 공격적으로 책정한 기업들의 경우 상장 이후 수익률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 공모가 밴드 하향 조정 움직임
반면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하는 기업들이 줄면서 시장 과열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IPO 대어가 공모를 진행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고 기관의 IPO 펀드 수익률이 양호하며 기관 수요예측경쟁률이 상승하고 있지만, 일반 청약경쟁률은 점차 하락 중”이라며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도 5월부터 예년 수준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일부 공모가 밴드를 하향 조정하면서 상장을 시도하고 있고, 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과열은 이미 어느 정도 진정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는 사상 유례없는 슈퍼 IPO 청약 위크가 예정돼 있다. 공모주 청약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대형 IPO가 집중돼 기존 상장 주식의 수급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순부터 한 달 동안 코스피 시장에 빅 IPO가 집중돼 있다”며 “특히 공모액이 1조원 넘는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등의 예정 상장일이 몰려있어 주식시장에 공급 부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