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중 플레이'에 청와대 내 불쾌감 팽배
靑 안팎서 '대승적 차원' 방일 목소리 나와
도쿄올림픽을 일주일 앞둔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계기 일본 방문 가능성이 낮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 나온다. 청와대 내에서는 한일 양국 간 협의를 진행하면서도 자국 언론을 통해 도 넘은 '이중 플레이'를 하는 일본의 태도에 불쾌감이 팽배하다.
15일 청와대 안팎에 따르면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현재까지도 미정이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청와대의 입장은 '신중론'으로 선회한 모습이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열린 자세'를 강조해 왔던 청와대는 최근 '성과'를 전제로 한 '조건부 참석'으로 기류를 바꿨다. 하지만 일본 언론이 연일 "한일 정상회담을 하더라도 15분 정도 약식이 될 것" "문 대통령이 '반일(反日)'을 고치지 않으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무의미하다"는 주장으로 협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문 대통령도 상당한 불쾌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민감 사안에 대한 '합의'가 설사 도출되지 않더라도, 만남 자체가 장기간 얼어 붙은 양국 관계에 온기를 불어 넣는 '성과'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본은 강제 징용 배상 판결 문제, 일본군 위안부 손해배상 문제에 대해 한국이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한일 정상회담을 가질 용의는 있으나, 회담이 개최되면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양국의 입장이 오랜 기간 평행선을 달리자 일본의 도 넘은 협상 태도, 코로나19 상황 등을 이유로 문 대통령의 방일을 반대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일본이 방위백서에 17년째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담으면서, 국민적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
청와대는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이 방일을 하더라도 '대승적 차원'의 결단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명분 쌓기'를 하는 모습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국정을 책임지는 정부 입장에서는 가장 가까운 일본과 감정만으로 일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박 수석은 또 한일 관계 개선이 대한민국의 국익과 미래를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여당 내에서도 이 같은 기류가 흘러 나온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대통령께서 여러 가지 양론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 한 쪽에서는 굴욕 외교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고, 또 한 쪽에서는 한일 관계를 개선해야 된다라는 것"이라며 "저는 이럴 때 대범하고 통 크게 하시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16일까지 일본과의 실무 협의를 통해 문 대통령의 방일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