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물류창고 방화 및 약탈
현대·기아 피해 아직 없어…“예의주시”
남아프리카공화국 폭동이 닷새째 이어지면서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현재 남아공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기아, 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있다.
14일 업계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남아공 폭동 사태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진출 기업들의 피해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직접적인 피해가 확인 된 곳은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삼성전자는 과줄루나탈주의 물류창고가 약탈 당하며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 폭도들에 쫓겨 경비업체와 직원이 달아나면서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다.
삼성전자 물류창고는 남아공 내 판매를 위한 수입 제품들을 보관하는 곳이다. 폭동이 점차 심화 양상을 보임에 따라 아직까지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피해 사실은 맞지만 구체적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콰줄루나탈주 항구도시 더반의 삼성전자 공장은 보안이 철저한 공항 근처에 있어 피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폭동이 심한 더반에도 브랜드숍이 두 군데 정도 있으나 이미 문을 닫은 상태라 아직 별다른 피해 상황은 보고되지 않았다.
앞서 남아공 더반 산업단지에 있는 LG전자 TV사업장도 새벽 중 폭도들이 침입해 제품, 장비, 자재를 약탈하고, 오후에는 방화로 인해 생산시설과 물류창고가 전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물적피해는 현재로서는 정확한 추산이 어렵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1개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더반 사업장은 TV와 모니터를 생산해 남아공 현지에 판매해 왔다. 전체 근무인원은 약 100여명 규모다.
현지에 반제품조립(CKD) 라인과 판매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는 아직 별다른 피해 상황이 보고되지 않고 있다. 다만 폭동사태가 점차 확산됨에 따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남아공의 경제 중심지 하우텡(Gauteng) 주에 CKD(반제품조립) 방식으로 트럭을 생산하는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한국에서 반제품 형태로 생산된 부품을 조립해 완성차로 만드는 공장이다.
현지 판매 네트워크로는 현대차 대리점이 27개, 기아 대리점이 23개 운영되고 있지만 모두 직영이 아닌 현지 사업자와 계약을 맺어 운영되는 방식이라 본사와는 무관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현지 법인에서 피해 상황이나 가동 차질 여부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현지 정치적 상황이 워낙 심각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 지사도 위치해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사무실 한 칸 정도의 규모로 주재원 포함 7명의 직원들이 재택 근무로 전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폭동은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의 구금에 항의하는 시위와 함께 촉발됐다. 현재 약탈이 수도권까지 번지며 군부대가 긴급 배치되는 등 긴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