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올스타전 사상 첫 선발투수·지명타자 출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팬들을 위한 ‘오타니룰’이 적용됐다.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LA에인절스)가 14일(한국시각) 미국 쿠어스필드에서 막을 올린 ‘2021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에서 아메리칸리그(AL) 선발투수 겸 1번 타자(지명타자)로 출전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투수와 야수로 동시에 올스타에 선발된 것은 오타니가 최초다. 더 나아가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로 모두 선발 출전하는 전례가 없는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야구 역사상 가장 특이한 상품성을 자랑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관계자는 이날 오타니의 스파이크를 챙겨갔다.
올스타전 선발 투수로 아시아 선수가 등판한 것은 노모 히데오(1995), 류현진(2019) 이후 오타니가 세 번째다.
마운드에서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타석에 선 뒤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페르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를 좌익수 뜬공 처리했다. 맥스 먼시(LA 다저스), 놀란 아레나도(세인트루이스)를 내야 땅볼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임무를 마쳤다.
14개의 공만 던졌는데 패스트볼 최고 스피드는 100.2마일(약 161.2km)에 달했다. 오타니는 투구를 마치고 2회말 마운드를 랜스 린(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넘겼다. 2회초 AL 올스타가 선취점을 올린 뒤 5-2로 이기면서 올스타전 승리투수가 됐다.
홈런더비에서 28홈런으로 괴력을 뿜은 오타니는 이날 타자로 두 타석에 들어섰지만 안타는 뽑지 못했다. 1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내셔널리그 선발투수 맥스 슈어저(워싱턴)의 148㎞(91.9마일) 커터에 배트를 휘둘렀지만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마운드에서도 내려와도 지명타자로 계속 뛸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오타니룰’을 적용했고, 투수 임무를 마친 오타니는 이후에도 타석에 들어섰다.
아쉽게도 안타는 생산하지 못했다. 오타니는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서 상대 투수 코빈 번스(밀워키)의 초구를 노렸지만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5회초 세 번째 타석을 앞두고는 대타 J.D. 마르티네스(보스턴)와 교체됐다.
올스타전을 마친 뒤 환하게 웃은 오타니는 MLB.com 등 현지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1이닝만 던지기 때문에 평소 보다 힘을 줬다”며 “(오타니룰을)건의해준 감독과 수용해준 사무국에 감사하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